배재탁칼럼 | 훈장은 아무나 받나?
18-07-02 10:46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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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故 김종필 전총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 대부분은 이에 대해 별 반대가 없지만, 정의당은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사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직간접적으로 고 김종필 전총리와 관계가 깊다.
우선 1990년 3당(민정당 노태우, 민주당 김영삼, 공화당 김종필) 통합을 이루면서 그와 관련된 인사들은 모두 JP와 연을 맺었다. 불과 7년 뒤인 97년 11월 3일엔 DJ의 국민회의와 JP의 자민련이 야권 후보 단일화 합의문 선언 및 서명식을 했다. 이른바 DJP연합이다. 따라서 DJ계열들 역시 JP와 관계가 깊다.
즉, 대부분의 정당이나 정치인들은 김종필 전총리를 비방하기가 껄끄럽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무궁화장 추서에 반대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일로부터 자유로운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5일 정부가 고(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를 검토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당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부는 훈장추서가 자칫 군사쿠데타와 유신체제라는 과거 역사에 면죄부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반대의 글이 많이 올라왔고, 군인권센터도 "5·16 군사 쿠데타 주모자이자 한일협정의 원흉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게 훈장을 추서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25일 밝혔다.
국민훈장 무궁화장은 일반국민이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등급의 훈장으로, 국민들의 존경을 받아 마땅한 사회 원로에게 주는 훈장이다. 그런데 실상은 관례가 우선시 된다.
예를 들면 역대 대법원장이나 대법관들이 임기를 마치면 이 훈장을 받는 게 관행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재직 시절 내내 정치적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던 인물로, 최근에는 대법원의 재판 거래 의혹에도 연루된 인물이지만 지난해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심지어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으로 참여해 법정에서 막말·행패를 일삼아 논란을 일으켰던 김평우 변호사 역시 2012년 무궁화장을 받았다.
한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25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에 대한 훈장 추서 논란과 관련해 "관례에 따라 역대 국무총리를 지낸 분들은 훈장을 추서했고, 관례라는 것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쯤 되면 국민훈장, 그것도 최고 등급인 무궁화장의 가치에 충분히 금이 갈만 하다. 즉 최고 훈장으로서의 가치가 없어진다. 어떤 자리까지 올랐나’가 기준이므로, 상대가 어떤 사람이든 막말로 “개나 소나 다 받는 게 훈장”처럼 여겨질 수 있다.
훈장에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국가와 사회에 공헌도과 국민적 존경심이다. 물론 훈장에 따른 특혜는 없다. 단지 명예일 뿐이다. 따라서 서훈에 있어 공헌과 존경심 없이, 정치적이거나 관례적 서훈은 결코 안 된다.
문재인 정부에 묻는다.
“관례에 따라 주는 훈장이 무슨 가치가 있는가?”
이번 김종필 전총리에 대한 국민훈장 무궁화장 서훈의 기준은 국민적 존경이나 공감대가 아닌 관례때문이며, 정치인들의 직간접적인 연관성으로 대부분 찬성한다고 본다.
청와대나 정치권의 재고를 바람과 동시에, 향후 서훈과 박탈의 기준을 명확히 하길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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