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활동 | ‘자연인’ 김종필로 애도한 정의당
18-06-23 14:55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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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일제히 애도의 뜻을 전했다.
청와대는 “고인의 존재감만큼이나 그의 빈자리는 더 커 보일 것이며 우리는 오래토록 아쉬워할 것"이라고 애도하며,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를 보내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고인의 정치 역경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후대에 미루더라도 고인은 한국 현대사 그 자체로 기억될 것”이라며 “다시 한 번 국민과 함께 고인의 운명을 애도한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큰 어른을 잃었다”며 “특히 보수정당의 절체절명 위기에 김 전 총리의 별세 소식을 접해 너무나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바른미래당은 “고인이 생전에 바라왔던 대한민국 정치발전과 내각제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발전은 후배 정치인들에게 과제로 남았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은 “고인은 김대중(DJ) 전 대통령과의 DJP 연합을 통해 국민의 정부 출범에 크게 기여했다”며 “산업화ㆍ민주화 시대로 이어지는 세월 동안 고인은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3김 시대’를 이끌며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자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정의당은 좀 달랐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자연인 김종필의 명복을 빈다"라며 “3김 시대가 완전히 종언을 고했다. 오래된 역사의 물줄기는 저만치 흘러가고 비로소 새로운 시대가 완전히 자리잡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그는 "김 전 총리의 죽음은 우리에게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한다"라며 "적어도 확실한 것은 이제 대한민국이 다시는 그가 주역으로 활동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역사는 한 걸음씩 전진한다는 것을 확인하며 JP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의 발표에 과격한 표현은 없었지만, 솔직하게 하고 싶은 얘기를 다했다. 맨 끝에 애도한다는 말을 덧붙이긴 했지만, ‘자연인’을 강조해서 명복을 빈다고 했다. 또한 김종필 전 총리가 한 많은 일들에 대해 좋지 감정을 갖고 있음을 드러내고, 다시는 그와 같은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의당은 박정희 시대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점에서 3김시대의 종언을 기쁘게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대개 사람이 죽으면 나쁜 얘기보단 좋은 얘기를 하는 게 관례다. 대통령부터 모든 정당들이 애도의 뜻을 표하는데, 정의당만 굳이 ‘자연인’이란 단어를 앞에 붙일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이렇게 한 이유는 ‘김 전 총리가 한 일을 생각하면 전혀 애도하고 싶지 않지만, 한 사람이 죽었으니 그냥 자연인으로서만 명복을 빌어 주겠다’라고 해석될 수 있다.
물론 정당이 어떻게 애도의 뜻을 표현하거나 어떤 말을 할지는 그들의 자유다. 절대 정의당이 잘못했다는 얘긴 아니다. 다만 사람이 죽은 경우엔 가급적 용어 선택에 신중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더불어민주당의 논평을 다시 보면 “고인의 정치 역경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후대에 미루더라도...”라는 표현이 있다. 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지금은 안하겠다는 식으로 돌려서 표현했다.
정의당의 이념이나 성향에 따라 발표된 것일 수도 있지만, 이번 논평은 보는 이에 따라 아쉽게 또는 본의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정의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득표율 3위에 지방선거 정당선호도 3위로 오른 정당이다. 그만큼 폭 넓은 대중을 상대로 더 책임 있는 활동해야 한다.
따라서 정의당은 앞으로 하고 싶은 얘기를 다하는 직설적인 운동권식 표현보다, 고차원적이고 세련된 표현을 하는 게 장기적으로 볼 때 더 나을 것 같아 아쉽게 생각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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