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개악 아닌가?
18-08-31 09:46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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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의 국방개혁 2.0에 따라 우리 군의 상비 병력은 현재 61만8000
명에서 2022년까지 50만명으로 줄어든다. 지상군을 11만8000명 줄이
고 병사 복무 기간을 2~3개월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육군의 전체
사단은 현행 39개에서 33개로 조정될 예정이고, 장군 수도 76명을 줄
인다.
병력 감축은 육군에서만 이뤄져 현재 48만3000명에서 36만5000명이
된다. 이는 육군 최전방 사단 수 감축으로 이어진다. 이에 대해 드론봇
이나 무인 정찰기 등 무인 감시정찰 체계와 화력 증강을 통해 보완한
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장군 수의 축소는 당연한 일이지만, 오히려 상대적으론 늘어난
다. 즉 병력 1만 명당 장군 비율은 병력 자체가 줄어들면서 현재 7.1명
에서 7.2명으로 오히려 늘어난다. 외국의 경우 병력 1만 명당 장군 수
는 미국이 6.9명, 중국이 6.0명이다. 장군이 많으면 비용만 올라가고 옥
상옥이 된다. 장군 수를 더 줄여야 한다.
더 큰 문제는 병사들의 복무기간 단축이다.
현역으로 군 제대한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다. “싸울만하면
전역인데, 어떻게 싸우지?”
복무기간 단축은 병사들에게 더 없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군대와 병사
는 싸우기 위해 존재하므로, 전투력이 수반되지 않은 복무기간 단축은
포퓰리즘이다.
그동안 복무기간 단축이란 말이 나올 때마다 현장에선 병사들의 전투
력 약화를 걱정했다. 필자 역시 병장 제대했고 군대에 갔다 온 사람들
은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병사들은 입대한 지 1년 지나 상병 정도 되
어야 제 역할을 한다. 지금처럼 복무기간을 18개월로 할 경우 병사들
의 2/3가 제 역할을 할 줄 모르는 초짜들이란 얘기다. 그런 초짜들 데
리고 복무기간이 10년인 북한군과 싸운다고 생각해보라.
또한 상비병력 줄인다고 해도 인구 절벽으로 입영 자원 자체가 급격히
줄어드는데, 복무기간까지 줄인다면 조만간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
다. 과연 복무기간을 무조건 줄인다고 마냥 좋은 일일까?
필자도 군 현대화 등을 통해 효율적인 군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있었던 ‘육박전’은 현대전에선 벌어지기 힘든 일이다. 따라서 꼭
머릿수가 많아야 강군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형이나 환경의
특수성이 있고, 압도적인 무기체계를 갖춘 게 아닌 한 섣부른 국방개혁
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어느 나라든 가장 중요한 게 ‘안보’다.
남북간 평화체제가 구축되어 상호 군축에 따라 병력축소 등이 병행되
지 않는 채, 일방적인 국방개혁은 포퓰리즘 내지 안이한 안보관 또는
현장과 동떨어진 개악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
만약 대선 공약 실천을 위해서라면 지금이라도 공약을 안 지켜도 되니,
다시 한번 검토해보기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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