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여성 검사, 남자검사의 0.5가 아니라 1이 되려면?
18-08-07 10:02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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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성범죄·성희롱 대책위원회(위원장 권인숙)는 15일 성범죄·성희롱 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법무부에 성평등위원회를 만들고 법무·검찰 주요 보직에 여성검사를 30% 배치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여성 검사들과 간담회에서는 상급자 남성 검사로부터 "넌 남자검사의 0.5야"라는 성차별적 발언을 들었다는 증언도 있었다고 했다. 또한 법무·검찰 내 모든 분야에서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며 승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부서·보직 배치에서도 성별 편중 인사가 이뤄진다고 보고 개선을 권고했다.
그동안 검찰조직 문화가 남성중심이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최근 여성 검사들의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이다. 필자는 양성평등을 적극 지지한다. 그러나 당장 여성검사를 주요 보직에 무조건 30% 이상 배치하는 게 맞는가에 대해선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는 일의 성격이나 근로 수준은 그 사람의 인사고과에 해당된다.
그런데 그런 고과를 무시하고 여성에게 무조건 할당하란 얘긴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 된다. 여성 검사에겐 다소 편한 일을 주면서, ‘남성의 0.5’란 차별적 표현이 나왔다면 일면 수긍도 간다. 즉 남성 검사들은 힘들고 밤늦게까지 고된 근무를 하는데 여성 검사들은 상대적으로 정해진 근무시간에 상대적으로 편한 일을 한다고 하면, 인사고과나 보직 또는 승진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여성검사들의 중용이나 승진을 이야기하기 전에, 남녀 구별 없이 업무가 주어지고 같은 강도의 업무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검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분야에서 진정한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해선 남성이나 여성 아니면 도저히 못할 극소수의 업무를 제외하고, 남성과 여성이 같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반드시 동일한 조건 하에 근무하고 그에 대한 처우도 같아야 한다. 예를 들어 남성교사가 적은 초등학교에서 힘쓰거나 어려운 일을 모두 소수의 남성교사에게 맡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 또한 성 차별이기 때문이다.
즉 같은 일을 남녀 가리지 않고 업무를 맡기고, 똑같은 수준으로 근무한다는 전제가 비로소 양성평등의 시작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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