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 미안하다 얘들아, 어른들 잘못이다
18-12-21 10:03페이지 정보
좋아요 0개 작성자 묻는다일보 조회 2,03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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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펜션으로 우정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로 학생 10명 중 3명이 사망했고, 다른 학생들 중 일부는 회복 중에 있다. 그들 중 생을 마감한 유모군(18)이 21일 모교인 대성고등학교에 들렀다. 지난 17일 친구 9명과 여행을 떠난 지 나흘 만에 주검으로 돌아온 학교다.
운구차 안에 유군의 관이 담기자 유군의 어머니는 관을 쓰다듬으며 "아가, 우리 아가 어떡해…. 아가야 엄마가 따라갈게"라고 흐느꼈다고 한다. 필자 역시 아들 가진 아버지로서, 그 어머니의 마음이 벼 속까지 전해진다.
현재 경찰은 사고 원인으로 보일러를 무자격자가 허술하게 시공해 보일러 본체와 배기관 사이로 누출된 배기가스에 의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보고 있다.
역시 인재(人災)다.
싸구려 보일러 시공 때문에 이제 겨우 제 몫을 하기 시작할 청춘들이 세상을 등졌다.
고3이면 그동안 공부하느라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다가 겨우 해방된, 수능 끝나고 대학에 이미 합격한 후는 태어나서 가장 행복한 기간이다.
여행갈 생각으로 전날 가방 챙기며 한껏 들떠 밤잠도 제대로 못자고 새벽같이 일어나, 엄마한테 잘 다녀오겠다고 재잘거렸을 것이다. 펜션에서도 친구들끼리 장래 희망이나 진로를 놓고 떠들고 놀았을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런 아들들이 아무 잘못도 없이 싸늘한 주검이 되었다.
피해 학생 부모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가 같이 죽고 싶은 심정일 게다.
살아난 학생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과연 제대로 생활할 수 있을지 사고 후유증도 걱정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 사고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숨지거나 부상을 당했다.
문제는 늘 ‘돈이다.
이번 사고도 보일러를 제대로 설치하고 관리했으면 없었을 일이다. 돈 몇 푼 아끼려고 무자격자에게 시공을 맡겼고, 채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 같은 아이들만 져버렸다.
다 어른들 잘못이다.
필자가 직접적인 원인 제공을 하진 않았지만, 자식 가진 부모로서 피해 학생들과 부모들에게 너무나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미안하다, 얘들아. 어른으로서 정말 미안하다”
<한국인권신문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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