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오늘 아침엔 "핏빛 태양“이 떴다
19-02-01 09:19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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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전철을 타고 출근하면서 창밖을 봤는데, 하늘에 붉은 공처럼 생긴 전구 같은 물체가 떠있었다. 처음엔 언뜻 조명기구인가 했다. 그런데 이 물체가 전철을 계속 따라오는 게 아닌가? 자세히 보니 태양이었다. 평소엔 눈이 부셔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태양이 핏빛으로 물들여져 맨눈으로 불 수 있었다.
순간 엄청난 공포가 엄습했다.
만화나 소설 등에서만 보던 바로 그 태양빛이었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해도 냉전의 시대였고, 핵전쟁으로 인한 인류 멸망의 공포가 있었다. 핵전쟁이 나면 낙진으로 하늘에 두터운 구름이 끼고, 태양은 핏빛을 띈다고 했다. 바로 그 공포의 “핏빛 태양”이 연상되었다.
흔히 “붉은 태양”이라고 하면 희망의 상징이다.
“새해 첫 붉은 태양이 떠올랐다”라는 표현도 많이 쓰고, 대중가요 가사에도 좋은 의미로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실제로 본 “붉은 태양”은 그와 정반대였다.
최근 우리나라는 관측 이래 최악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에 휩싸여 있다.
태양은 핏빛을 띄고, 숨쉬기도 괴롭다. 게으른 사람들이 흔히 “숨쉬기 운동”을 한다는 농담을 하지만, 지금의 숨쉬기는 생존의 문제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대단히 위협적이란 사실은 이제 상식이고, 마스크는 어느 새 국민 필수품이 되었다
최악의 미세먼지 대책으로 정부는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 노후 경유차량 운행 제한 등을 시행했지만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미세먼지의 원인 중 국내에 원인이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인 수도권 일대 화력발전의 저감장치 강화는 물론 조기 폐쇄여부까지 검토해야 한다.
이젠 대통령과 정부가 나서 국민들을 “핏빛 태양”의 공포로부터 해방시켜주는 정책을 최우선 순위 중 하나로 정해야 할 때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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