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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게임산업이 “양색시”인가?

19-03-0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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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묻는다일보 조회 1,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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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로 몸을 팔던 여성을 양색시라고 불렀다. (사실은 더 심하게 ○○이라고도 불렸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 돈을 벌 일이 없자 많은 양색시들이 생겼다. 그녀들은 착한 미군 하나 건져 결혼해 미국에 가서 사는 게 꿈이었다. 그녀들의 가족들은 그녀가 양색시라는 사실이 부끄러워 남들에게 얘기도 안하고 친하게 지내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녀들은 몸을 팔아 번 돈 대부분을 가족들에게 생활비로 보내줬다. 운이 좋아 미군과 결혼해 미국에 가사도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줬지만 남들에겐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염치없게 필요할 때마다 양색시였던 딸에게 또 손을 벌렸다. 미국에 간 그녀는 남동생들을 하나하나 미국으로 초청해 이민을 시켜 잘살게 해줬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녀에게 대 놓고 고마운 척도 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다.

(이상은 박완서 작가의 글을 요악한 내용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업체인 넥슨의 창업자 김정주 NXC 대표가 회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넥슨 주식 사건'으로 2년 여간 수사와 재판에 시달려, 김 대표의 심신이 지쳤다는 얘기가 정설처럼 되어 있다.

 

그런데 업계에선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 한다.

바로 정부기관의 규제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다. (어떤 보도에 따르면 김정주 대표는 규제와 상관없는 결정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사람들 중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경우는 별로 없다)

우리 사회와 정부는 게임산업을 마치 양색시보듯 한다. 돈은 잘 벌어 국가 경제에 도움을 주지만, 부정적으로 보고 규제하고 멀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하소연은 업계에선 이미 십 수 년 전부터도 있어 왔다.

그동안 국내 게임 산업은 영화의 100배 음악의 10배에 달하는 연간 5조원대의 수출을 올리며 효자 콘텐츠 산업으로 불렸지만, 부정적인 인식과 규제 강화가 발목을 잡으면서 최근 어려움에 빠진 상태다.

정부기관의 규제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란 악조건 속에서 선전했지만, 점점 경쟁력을 잃고 해외 경쟁사들의 약진에 맞닥뜨렸다.

 

필자도 게임에 깊게 빠진 자녀들이나 청소년들을 볼 때 좋게 보진 않는다. 그러나 이미 존재하고 있는 산업이고 세계적인 추세다.

 

지금 김정주 대표의 지분을 인수하려는 기업들 중 가장 지갑이 두둑한 회사는 중국기업이다. 필자가 이렇게 걱정하는 건 국내 게임산업이 몰락할 경우, 필연적으로 엄청난 국부 유출이 걱정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는 말로만 혁신성장을 외치지 말고, 우리 사회도 게임산업을 양색시보듯 하지 말고, 게임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육성을 위해 혁신해야 할 때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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