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한국군의 현실, 이게 군대냐 유치원이냐?
19-04-03 10:51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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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모 병사가 교육을 진행하던 이모 대위에게 "이거(정신교육) 끝나고 대화 좀 하자고"라며 수차례 반말을 해 군검찰은 A씨를 상관 모욕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1, 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2018년 7월에는 모 병사가 병사들이 보는 앞에서 소대장에게 삿대질하며 "지금 협박합니까" "시비 거는 것 아닙니까"라고 했지만, 욕설이나 반말은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장교가 병사에게 반말 등의 언행을 문제 삼으면 '상관이 나를 괴롭힌다'는 내용의 민원을 내기도 한다.
조금만 실전에 가까운 훈련을 하면 이번엔 부모가 민원을 넣는다.
헬리콥터부모도 있다고 한다. (헬리콥터맘=아이들이 성장해 대학에 들어가거나 사회생활을 하게 되어도 헬리콥터처럼 아이 주변을 맴돌면서 온갖 일에 다 참견하는 엄마. helicopter mom) 자식이 군에 입대해 행군훈련을 나가면, 먹을 것을 싸 들고 쫓아다니며 잔소리하고 먹을 것을 제공하는 부모를 뜻한다.
조금만 위기상황이 벌어지면 병사가 부모한테 전화해서 “대통령이 전쟁을 일으키려 해서 무서워 죽겠다. 전쟁 안 나게 좀 해보라”고 칭얼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러니 군 간부들은 '내가 군인인지 유치원 교사인지 모르겠다'고 한탄한다.
군내에 팽배한 보신주의도 문제다. 군 간부들이 훈련 내용이 아니라, 만약 사고가 나면 문책당할 걱정부터 한다.
군대는 유치원이 아니다. 훈련은 소풍이 아니다.
미군의 경우 상관에 대한 예의와 강한 훈련은 필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가고 있다.
시민 의식과 문화의 변화 등에 따라 군대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바뀌어도 군은 군이다. 전장에서 이기고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군인은 강해야 한다.
또한 어차피 군인이 된 이상 열심히 군복무를 하면 나름 성과가 있다. 오죽하면 “남자는 군대를 갔다 와야 사람이 된다”라는 말이 있겠는가? (필자와 필자의 아들도 병장 출신이고 나름 군에서 고생 좀 했지만, 이 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부모들의 극성과 보신주의 군대문화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법적 판단으로 인해 군대는 “얼치기 집합소”가 되어 가고 있고, 막상 전쟁이 벌어지면 저런 군인들 갖고 제대로 싸우기나 할까 하는 걱정이 생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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