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남성들만 가능했던 목물
24-09-03 11:28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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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만 가능했던 목물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대부분 가정엔 목욕 시설이 없었다.
그래서 남성들은 여름에 더울 땐 수돗가나 우물가에서 목물(등물 또는 등목이라고도 함)을 하고 머리도 감았다. 상의를 벗고 엎드려 등에 찬물을 부으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사실 더울 때 땀과 열이 가장 많이 나는 곳이 목과 등 그리고 머리다.
그런데 목물은 남성들에게나 해당되는 일이다.
그러면 여성들은 그 더운 여름에 어떻게 씻었을까?
대부분 여성들은 남성보다 의상을 더 많이 걸친다. 그리고 과거엔 노출을 심하게 입을 수도 없었다. 여름에도 속옷과 속치마 등을 입고 또 겉옷을 입었다. 그 상태에서 한여름 땡볕에 밭일이나 길쌈 등 노동까지 했다.
남성들이야 마당에서 목물을 하든 (밤에) 벌거벗거나 팬티 바람에 씻기라도 했지만, 필자의 어머니 세대만 해도 드러내고 씻을 수도 없었다. 고작 밤에 광 같은 곳에 물 조금 떠다가 숨어서 요기조기 씻으면 그나마 다행인 경우도 많았다. 물론 시골에선 여성들끼리 밤에 냇가에 가서 씻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밤까지 참고 기다려야 그나마 가능했다.
그래서 조악하더라도 여름에 물을 끼얹을 수 있는 공간이면 땡큐였다.
지금 여성들은 여름이면 어디서나 에어컨 틀고, 짧은 옷을 입고, 언제든 샤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예전 여성들은 더위에 못 이겨 땀 줄줄 흘리다 땀띠가 나도, 치마를 함부로 걷지 못했다.
남성들처럼 목물도 못하던 예전 여성들의 여름나기는 정말 힘들었다. 한여름 어머니 이전 세대 여성들은 무더위를 어떻게 버텼을지, 새삼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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