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코미디언, 정치인에 화났다! 너무 웃겨서~
19-05-15 10:48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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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보임: 사임(물러남)과 보임(맡음)의 준말이다. 정치권에서 현재 맡은 상임위를 그만두고 다른 상임위로 옮기는 것을 의미.
* 패스트트랙: 국회에서 발의된 안건의 신속처리를 위한 제도. 현재 패스트트랙에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이 포함돼 있고,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4당이 이에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
지금 정치권은 패스트트랙을 놓고 그야말로 난장판이다.
한국당을 제외한 패스트트랙 찬성파 4당이 합의를 시도했으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이 반대의사를 내면서, 딱 한 표차로 부결될 상황에 놓였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오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려하자,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등 옛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극렬하게 반발했다. 바른미래당은 찬반 두 편으로 나뉘어 팽팽하게 맞서던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측은 위 내용의 사보임 신청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려 했다. 이를 눈치 챈 유 의원 등은 전날에 이어 25일 오전 사보임 신청서 접수처인 국회사무처 의사과에 도착해 사무실을 '육탄 봉쇄'했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신청서가 팩스로 전달 됐기 때문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전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항의 방문 과정에서 저혈당 쇼크증세를 보여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 중이었지만, 국회 의사국장이 팩스로 전달된 신청서를 즉시 문 의장에게 가져가 병상 결재를 받았다.
한편 24일 자유한국당이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에 반발해 문희상 국회의장실에 집단 항의방문했다가 가벼운 몸싸움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문 의장이 임이자 한국당 의원에게 논란의 소지가 있는 신체 접촉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이 문희상 국회의장의 성추행 문제를 지적하고 임이자 의원을 두둔한다며 완전 코미디 같은 얘기를 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저도 좀 키가 좀 작습니다”라며 “키 작은 사람은 항상 그 어떤 자기 나름대로 트라우마가 좀 열등감이 있다고요”라며 ‘자폭 개그’식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임이자 의원은) 정말 결혼도 포기하면서 오늘 이곳까지 온 어떻게 보면 올드미스입니다”라며, “못난 임이자 의원 같은 사람은 그렇게 모멸감을 주고, 그렇게 조롱하고”라고 말을 이었다. 이어 “문 의장은 좋은 집안에서 경복고와 서울대를 나오고 승승장구했으니 ‘못난’ 임이자 의원 같은 사람은 모멸감을 주고 조롱하고 수치심을 극대화하고 성추행해도 되느냐”며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채익 의원은 같은 편인 임이자 의원을 두둔하는 건가 아니면 두둔을 가장해 조롱하는 건가? 임이자 의원은 뭐가 되다? 정말 개그의 한 장면이다.
한편 한국당은 25일 새벽을 전후해 일사불란하게 국회 곳곳을 장악했다. 국회 곳곳을 봉쇄하며 육탄 방어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정면 돌파를 시도하면서 국회는 아수라장이 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1986년 10월 이후 33년 만에 경호권까지 발동했다.
한국당 의원과 보좌관들은 앞에서 당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번엔 팩스부터 찾았다. 법안이 팩스로 접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무실 팩스 전원 코드 미리 뽑거나 아예 파손시켰다.
여야 대치는 한국당의 ‘스크럼 철통 방어’에 가로막혔다. 결국 ‘적(?)’들이 후퇴하자, 한국당은 “이날 비로소 야당이 됐다”고 자평을 하기도 했다.
아, 정말 너무 웃겨서 더 이상 못 쓰겠다. 아니 웃프다.
요즘 개그 프로그램이 인기가 시들하거나 폐지되는 이유가 정치가 하도 웃겨서인 것 같다. 코미디언이나 개그맨들은 다른 살 길을 찾아야하고, 국회방송을 코미디 방송으로 바꿔야 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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