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문재인 경제는 “문제 만들기”?
19-05-27 10:07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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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노선버스노조들이 잇달아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7월부터 ‘주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면 월급이 크게 줄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버스 기사의 경우 하루 17시간 꼬박 일하고 다음 날 쉬는 격일 근무를 한다. 이 경우 연장 및 야간 수당이 기본급보다 훨씬 많은데, 주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게 되면 1일 2교대로 근무하면서 연장 및 야간수당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물론 버스기사를 그만큼 더 채용해야 되므로 일자리 창출에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기존 운전기사의 급여를 깎아 다른 신규 기사에게 주는 셈이므로, 기존 운전기사들은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장려하는 ‘일자리 나누기’의 전형이다.
말이 좋아 ‘일자리 나누기’지 정부 입장에선 일자리 숫자가 늘어나 좋겠지만, 이는 분명 기존 근로자의 희생을 전제로 한다.
정부는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이유로 ‘주52시간 근무제’를 전격 도입했지만 그 폐해는 사방에서 불거지고 있다.
정부 산하기관을 비롯해 많은 대기업들이 주52시간 근무를 한다며 퇴근시간 준수를 엄격히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오후 6시 30분이면 모든 전원이나 컴퓨터가 꺼지는 방식이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퇴근해야 한다. 언뜻 보면 정말 행복하고 여유로운 직장생활이 될 것 같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직장에서의 근무시간은 줄었지만 근로자에게 주어진 업무량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즉 좀 늦게라도 업무처리를 마쳐야 하는데 강제퇴근을 시키니, 남은 일을 집에 가져가서 해야 한다. 퇴근 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출근 시간은 통제하지 않다보니, 새벽같이 출근해 업무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가장 나쁜 경우는 새벽에 출근하고 퇴근해서 집에 와서도 일하는 경우다. 일부 대기업들의 실제 사례다.
문재인 정부에 묻는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주52시간 근무제’인가?”
“일자리를 늘이려고 꼼수를 쓰는 것 아닌가?”
주52시간 근무제도의 취지는 좋을지라도, 다수의 근로자들은 삶의 질이 오히려 나빠졌거나 번거로워 졌다.
결과적으로 ‘기존 근로자의 피해를 전제로 한’ 또는 ‘무늬만’ 주52시간 근무다.
문재인 정부의 특기가 ‘소득주도성장’이나 ‘주52시간 근무제’와 같이, 현실을 무시한 몽상적인 탁상 행정으로 “문제 만들기”임을 또다시 보여주고 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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