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아님 말고” 조선일보, 다른 속내 있나?
19-06-25 09:51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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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언론사 중 하나인 조선일보가 지난달 31일 1면에 “김영철은 노역刑, 김혁철은 총살” 이란 제목의 충격적인 기사를 대문짝만하게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북한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의 실무 협상을 맡았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외무성 실무자들을 협상 결렬 책임을 물어 처형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라며, “대미 협상을 총괄했던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혁명화 조치(강제 노역 및 사상 교육)를,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의 통역을 맡았던 신혜영은 결정적 통역 실수로 ‘최고 존엄의 권위를 훼손했다’며 정치범 수용소에 갇혔으며,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근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비교적 구체적인 내용의 보도를 했다.
그런데 불과 사흘 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3일 “어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 공연을 관람했다”며 공개한 사진에 김영철과 김여정이 건재한 모습으로 참석했다.
한마디로 조선일보의 ‘특종’은 완전 ‘오보’였던 것이다.
언론의 경우 기사를 작성하기 전에 팩트 체크(사실 확인)는 기본이다.
기자라면 누구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얘기다. 물론 북한 관련 보도는 대부분 간접 취재를 통해 보도되기 때문에 '팩트 체크‘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럴수록 언론이 북한 관련 뉴스에 대해선 팩트 체크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만약 팩트 체크가 되지 않을 경우 보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 언론인 조선일보가 보도의 기본인 ‘팩트 체크’도 없이 ‘대북 소식통’라고 하며, 있지도 않은 사실을 대서특필을 한 것이다.
조선일보의 이런 대형 오보를 보면, 보도의 원칙을 몰라서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속내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즉 북한이란 곳이 사람을 마음대로 죽이고 숙청하는, 무식하고 공포스러운 국가임을 각인시키려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나중에 사실이 아님이 확인되더라도, 워낙 강력한 뉴스의 경우 사람들의 머릿속엔 잔상이 남기 때문이다.
이는 한 연예인이 어떤 문제에서 문제가 없음으로 드러나거나 무죄 판결을 받더라도, 사람들 머릿속엔 늘 문제 연예인으로 각인되는 경우가 많은 것과 비슷한 이치다.
또한 최근 조선일보 사주일가의 여러 가지 행각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보니, 이런 오보를 대서특필하며 관심을 돌리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조선일보의 이러한 북한 관련 ‘지르기 식’ 보도의 경우 팩트 체크가 어렵다보니, 정정보도도 없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조선일보 같은 거대 언론사가 ‘아님 말고’ 식으로 무책임하게 보도하는 배경에는 다른 속내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게 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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