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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매 맞고 성폭행까지, ‘학생인권’만 있고 ‘교사인권’은 없다

19-06-2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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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묻는다일보 조회 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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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교사가 왕이었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의식이 있어 교사가 때리면 맞아야 했고, 여학생들은 성추행 당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웬만하면 학생이나 학부모도 이의제기를 할 생각조차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의 사랑의 매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손쉽게 통솔하려고 한 수단이고, 심지어 교사들이 스트레스를 풀려고 학생들을 폭행한 폭력인 경우도 많았다. 폭력에는 남녀 교사 구분이 없었다. 학부모들은 교사에게 잘 보이려고 촌지나 선물을 안겨주었고, 어떤 교사들은 이에 따라 학생들을 심하게 차별하기도 했다.

또 어떤 교사는 수업에 별 관심이 없었다. 요즘은 학원에서 다 배웠지?”하면서 수업을 엉터리로 하는 교사들도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성인남녀 62%"스승의 날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은 인생 스승이 없다"고 답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15일 스승의날을 맞아 성인 1,18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한 결과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수십에서 수 백 명의 스승을 만났지만, 10명중 6명이 넘는 사람들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은 스승이 없다는 건 충격적인 사실이다. 교사들의 자질이나 행동에 그만큼 문제가 많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면서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역전되었다.

주로 학생인권이 강조되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민원이 중시되는 반면, 교사의 교육 행위에 제약이 많아진 게 가장 큰 이유다.

 

이종배(충북 충주·사진) 자유한국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3~2018년 교권침해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교사가 학생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하는 등의 악성 교권침해 사례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에 의한 교사 성폭력 피해는 201362건이었던 것이 지난해 164건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고, 학생으로부터 매 맞는 교사201371건에서 지난해 165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심각한 교권침해가 늘어나고 있지만, 지난해 가해 학생에 대한 가장 강력한 처분인 퇴학조치는 5.4%(121)에 그쳤다.

이 의원은 사회적으로 학생인권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우세해지면서, 교사가 학생을 때리면 큰 일이 나지만 반대로 학생이 교사를 때리면 가벼운 처벌로 용서 받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교육당국은 악성 교권침해로 고통 받는 교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교권 침해 사례가 많아지자 피해를 보장한다는 보험상품도 등장했다.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출자한 더케이손해보험은 교권 침해 피해 특약을 지난해 4월 출시했다. 폭행을 당할 경우 위로금을 주고 소송비용도 지원해주는데, 지난해에만 4천 명 가까이 가입했다. 참 슬픈 일이다.

 

당연히 교사들 사기도 심각하게 떨어졌다. 지난 13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발표한 교원인식 설문조사에서 교사 87.4%"사기가 떨어졌다"고 답했다. 200955%에서 10년 사이 32%p(포인트)가 늘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앞서 지적한 것처럼 교사 스스로 자업자득(自業自得)인 측면도 있지만, 학부모들이 특히 문제다.

지난해 교권침해 주요 사례는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243건으로 48.50%로 가장 많았다. 학생을 조금이라도 혼내면 학부모의 민원과 학교 측의 제재가 쏟아지고, 학부모 중 상당수가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합의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나아가 학교가 민원에 민감하니까 학부모들 중에는 트집잡기식 민원을 넣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이런 부류의 학부모들은 자기 자식 귀한 줄만 알지, 버릇없이 키운다는 생각은 없다.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쌓는 곳이 아니라,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사회생활을 배우는 곳이기도 하다.

신성한 배움의 터인 학교에는 학생 인권만 있고 교사 인권과 교권은 철저히 유린되고 무시당하면서, 철없는 학부모들 때문에 학교 교육은 무너지고 학생들은 버릇없이 커 가고 있다.

 

<묻는다일보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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