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인권기자 | ‘몰카 3無’시대와 SBS 전 앵커
19-07-09 09:30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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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전 메인 앵커 김성준 씨가 지난 3일 오후 11시55분쯤 서울지하철 영등포구청역 안에서 원피스를 입고 걸어가던 여성의 하체를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로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앵커는 8일 입장문을 통해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 분과 가족 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린다"며 "참회하면서 살겠다"고 밝혔다. 한편 SBS는 8일 김성준 씨가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
1991년 SBS에 입사한 김성준 전 앵커는 보도국 기자를 거쳐 보도국 앵커, 보도본부장까지 맡았다. 2011년부터 2014년, 2016년 말부터 2017년 5월까지 ‘SBS 8뉴스’ 메인 앵커로 활약하며 SBS 간판 앵커로 자리 잡았다. 2017년 8월부터 현재까지 SBS 보도본부 논설위원으로 재직하며, 평일 오후 2시 20분 방송되는 SBS 러브FM ‘김성준의 시사 전망대’의 진행을 맡고 있었다.
김 앵커는 지난해 5월 SBS 라디오 러브FM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에서 최근 5년간 몰카 피해 사례가 세 배 이상 늘어났다고 하며 몰카 범죄의 심각성을 알린 바 있다. “(피해자들은) 평생 멍에가 돼서 살아야 하는 고통일 텐데 (가해자들은) 벌금 얼마 내고 나온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런 김성준 전 SBS 메인 앵커가 몰카를 찍었다는 게 정말 경악 그 자체다.
지상파 앵커를 4년 가까이 한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직접 몰카를 촬영하는 짓을 벌일 것이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지상파 메인 뉴스 앵커라면 모든 방송기자들의 표상이고, 시대를 대변하는 양심처럼 보여 지는 자리다.
우리나이로 56세의 김성준 전 앵커가 평소 얼마나 변태 같은 취향이면 딸 같은 여성을 상대로 몰카를 찍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 전 앵커는 내년 총선 때 여야를 막론하고 영입대상 0순위였을 수 있다. 아마도 이번 사건이 없었으면 내년 금배지를 달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한순간에 훅 갔다.
요즘의 지하철 몰카 범죄는 3무(無)시대다.
즉 지하철 몰카를 찍는 사람들은 직업의 귀천이나 나이 그리고 학력의 차이가 없다. 전문직은 물론 국회의원 아들인 현직 판사도 있었다. 김성준 전 앵커도 워싱턴대를 졸업하고 콜럼비아 대학 정치학 석사다. 젊은 청년부터 나이 많은 노인까지 학력과 무관하게 지하철 몰카는 이제 누구나 저지르는 보편적 범죄다.
필자도 딸 가진 아버지로서 남성으로서, 정말 부끄럽기 그지없다.
성추행이라는 게 피해자가 주장하면 그대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아 “걸면 걸리는”범죄이므로, ‘곰탕집 성추행’ 사건 같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필자를 비롯해 다수의 남자들은 붐비는 지하철에서는 행여나 성추행으로 오해받지 않기 위해, 아예 양손을 들어 가슴에 얹거나 팔짱을 끼기도 한다.
당하는 여성들은 물론 경악할 노릇이지만, 다수의 선량한 남성들도 피곤한 시대에 산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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