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정치 군인” 잊을만하니 “정치 목사” 등장
19-07-19 09:34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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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의 정부를 ‘문민정부’라 칭했다.
이는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이전 정부가 ‘군사 정부’였다는데 대한 반대 의미이기도 했다.
‘군사 정부’동안 군 출신들이 국가 권력을 독점하다시피 했는데, 그들을 “정치군인”이라 불렀다.
세월이 흘러 서서히 잊혀 가며, 젊은 층에선 모르는 단어가 돼 버렸다.
그런데 요즘 갑자기 ‘정치 목사’가 등장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지난해 11월 '태극기 집회'에서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문 대통령도 간첩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하는 등 ‘반(反)문 운동’을 해 왔다. 지난 6월 12일에는 문재인 대통령 하야 등을 요구하며, 서명운동과 함께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감옥 자리를 바꾸라”는 등 극단적인 주장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1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독교회 원로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전 목사에 대해 “극단적, 적대적 이념이나 신념을 기독교 신앙과 뒤섞지 말고 개인으로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들은 “한기총 대표회장의 정치 야욕적 망발은 한국 기독교회를 오로지 수치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는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일컫지 말라’는 십계명을 위반한 반성경적, 반복음적 폭거이고 신앙적 타락”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7일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문재인 대통령이 불참하면서 논란이 일었지만, 한국교회연합은 "예배와 기도회의 주체는 하나님이시지 사람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런 게 맞는 말이며, 목회자로서의 언행이다.
우리나라가 신정정치가 아닌 한 종교와 정치는 반드시 구분되어야 한다.
따라서 만약 전광훈 목사가 정치에 대해 논하고 싶다면 기독교회 원로들의 말처럼, 신앙을 동원하지 말고 목사가 아닌 개인적인 차원에서 해야 한다.
물론 그동안 종교인들이 직간접적으로 정치적 표현을 한 적은 있으나, 군사정권 이후 종교단체의 회장 목사가 단식까지 하며 개인의 의사를 극단적으로 표현한 적은 거의 없다.
오죽하면 한기총 비상대책위원회가 나서 "전광훈 목사는 본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한기총을 이용했다"며 "대표회장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하겠는가.
필자는 왜 목사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정치적 언행을 하고 막말에 가까운 선동을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만약 전광훈 목사가 굳이 정치에 관여하려면 ‘목사’자 뗴고 ‘십자가’도 떼고 ‘성경’도 내려놓고 ‘자연인’ 전광훈으로 해야 한다. 개인적 욕심으로 교회를 이용한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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