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섣부른 ‘반일’과 ‘친일’의 모호함
19-09-17 09:34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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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청와대수석이 ‘친일파’나 ‘매국’이란 말을 많이 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런데 ‘친일파’의 거의 대부분은 이미 사망했으므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사람을 ‘친일파’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잘못된 표현이다. 그럼에도 조국 전 수석은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그냥 친일파라니, 이는 포퓰리즘의 전형이다.
사실 지금은 ‘반일’과 ‘친일’의 의미가 모호하다.
서울 중구청에선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응한답시고 6일 ‘노 재팬’이란 ‘반일’ 현수막을 관내에 걸었다가 상인들의 항의를 받아 철거했다.
같은 날 서울 서대문구청에선 사무용품 등으로 쓰던 일본 제품을 타임캡슐에 봉인하는 '일본제품 사용중지' 타임캡슐 봉인식을 가졌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일본 제품 불매’나 ‘일본 여행 자제’같은 운동은 순전히 민간차원에서 이루어질 일이다. 관에서 개입하면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해 더 큰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 특히 일본 관광객들이 자주 지나는 길에 일본 거주 현수막을 걸어서 이득이 될 게 무엇인가? 이미 돈을 주고 사서 사용하던 사무용품을, 일본제라는 이유만으로 굳이 관이 나서 거둬 ‘봉인’하는 이유가 뭔가?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온 나라가 긴장상태인데, 이런 쓸데없는 ‘반일’ 행위야 말로 오히려 아베정부에게 빌미를 줄 수 있는 ‘친일’이다.
경제보복에 항의하는 집회 역시 마찬가지다.
민간단체에서 주최하는 행사이고 국내 여론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겠지만, 거꾸로 보면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우리가 너무나 일본 제품에 목매는 것처럼 보이는 역효과가 있다.
또한 ‘보이콧 저팬(Boycott Japan)'을 주장할수록 일본인 관광객들은 안 오게 된다. 이는 일본 정부가 바라는 바이며, 결과는 ’친일‘이다.
이처럼 ‘친일’이나 ‘반일’의 의미가 모호해 졌다. 따라서 이젠 그 의미부터 정확히 규정해야 한다.
우리는 일본이란 나라나 국민들과 척질 필요가 없다. 아니 오히려 그들을 우리나라에 좋은 감정을 갖고 관광을 많이 오도록 하는 게 좋다. 즉 앞에서 기술한 ‘친일’이나 ‘반일’에서의 ‘일(일본)’은 ‘일본의 아베 정부’다.
또한 우리는 일본 국민이나 여론과 적대시할 게 아니라 오히려 일본 국민이나 여론과 친하게 지내는 ‘친일’을 해야 한다. 여기에서의 ‘일’은 일본이란 나라 전체 또는 일본 국민이다.
따라서 지금의 ‘반일’을 정확히 표현하면 ‘반 아베정부’다.
뭉뚱그려 ‘친일’ ‘반일’이 아니라, 일본과 아베정부를 분리해 ‘친 아베’나 ‘반 아베’로 표현하는 게 맞다.
이처럼 일본의 경제보복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냉정하게 실리와 국익을 찾으며 담대하게 맞이해야 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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