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보수를 향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렴청정’인가?
20-03-26 09:41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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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렴청정: 왕실의 여자 어른이 어린 임금 대신 정치하는 제도로, 발(수렴)을 치고 정치를 듣는다는 뜻.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일 '보수통합'을 강조한 옥중편지를 발표하자 자유공화당과 친박신당 등 친박 정치인들이 이에 잔뜩 고무됐고, 미래통합당 조차 칭송하고 나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거대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주실 것을 호소 드린다"하는 내용의 편지를 공개했다.
친박인 김문수 자유공화당 공동대표는 "본인(박 전 대통령)이 마치 대통령이듯 항상 국민의 건강과 국가의 안위를 걱정해주시고 메시지를 낸 데 대해서 감사를 드린다"라고 까지 떠받들었고, 서청원 의원은 미래통합당을 향해 "공천작업을 중단하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도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우국충절의 결단"이라고 미화했다.
이날 전희경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모든 정당, 단체, 국민이 한데 모여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대한민국을 되살릴 수 있는 통합을 위한 물꼬를 열어주셨다"고 평가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5일 "천금 같은 말씀" “자유민주세력의 필승을 염원하는 모든 국민에게 반가운 선물”이라며, “오직 통합만이 승리로 가는 길"이라고 밝혔다.
정말 황당할 따름이다.
친박 정당과 인사들이야 신났겠지만, 미래통합당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한마디에 마치 하늘의 계시를 받은 것처럼 떠받드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법과 절차에 따라 탄핵을 받고 수감된 죄인이다. 또한 미래통합당은 이번 총선에 구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박인사들을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중이다. 친박의 좌장 격인 서청원 의원이나 윤상현 의원 등은 이에 반발해 탈당해 버렸다.
즉 자유공화당과 친박신당은 미래통합당에서 쫓겨난 ‘잔당’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옥중 편지’ 한 장 보고, 쫓겨난 ‘잔당’들과 다시 손을 잡는다는 건 시대에 역행하는 행위다.
특히 유승민 의원의 새로운보수당과 통합 과정에서 이런 문제를 분명히 짚었을 것이다. 이미 당내에도 비박인사들이 많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통합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편지 하나에 절절매고 있다. 마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렴청정’을 보는 듯하다.
미래통합당이 편지 한 장에 좌지우지 될 경우, 탄핵 이후 하나도 변한 게 없는 ‘도루박당’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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