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어린이·청소년 성병, 누구의 책임인가?
19-12-18 09:27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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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KBS뉴스에 충격적인 뉴스가 떴다. “‘10대 성병 환자’ 해마다 급증”이란 기사였다.
부끄럽고 창피해서 참다보니, 병을 너무 키워서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이 되어서야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단다. 10대 청소년의 성병 치료를 위해선 부모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데, 환자나 부모가 치료를 망설이다가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고 한다. 문제는 심할 경우 불임에 이르거나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며,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성병 진단을 받은 10대가 공식적으로만 1만 2천여 명이니, 실제론 훨씬 더 될 것으로 추산된다. 비위생 또는 성적 학대에 의한 경우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로는 성문화와 의식의 변화다.
지난 해 청소년 6만여 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5.7%가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성관계를 시작한 평균 나이는 만 13.6세로 조사됐다고 한다.
만 13세면 중학교 2학년에 해당한다. 이 조사결과에 응답자들이 제대로 답하지 않은 경우가 많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 실제론 그보다 이른 나이에 더 많은 학생들이 성관계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항간에 도는 ‘빠른 애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성관계를 한다’는 얘기가 맞는 것 같다.
필자가 어렸을 땐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고 성문화도 바뀌고, 어린이 발육상태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으니 애들 탓만 할 수도 없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성문화가 조숙해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대 성병이 급증하는 것에 대해선 정부와 교육계의 책임이 크다.
필자 어렸을 땐 성교육이란 게 사실상 없었고, 성병의 위험을 제대로(?) 교육받은 건 아이러니하게도 군대 입대 후 신병교육을 받을 때였다.
지금도 학교에선 형식적인 성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이젠 초등학교 때부터 임신과 피임 그리고 성병 예방과 치료법 등에 대해 실질적이고 필요한 성교육이 있어야 한다. 특히 성병의 무서움에 대해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성병은 감추고 부끄러워하거나 야단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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