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흙수저 전교 꼴찌가 수능만점
19-12-27 10:00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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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선발하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김해외고에 진학한 첫 시험에서 전교생 127명 중에 126등으로 사실상 꼴찌를 했던 송영준(18)군이,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전 과목 만점을 받아 화제다. 그 학생은 식당에서 일하는 홀어머니를 생각해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과외나 학원에 다닌 적이 없다. 참고서도 돈이 없어 마음 놓고 구하기 힘들었단다. 그는 중간에 아무리 해도 따라갈 수 없어 자괴감이 들어 공고로 전학 갈 생각까지 했었다니,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알 수 있다. 오로지 혼자 열심히 공부해, 결국 엄청난 성과를 이뤘다.
필자는 지난 11월 27일자 “학원 없이는 혼자 공부를 못한다!”라는 칼럼에서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생들이 혼자 공부할 줄을 모르고 두려움 등이 크다‘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었는데, 딱 일주일 만에 이런 기사를 접하게 되어 참으로 반갑다.
과거 학력고사 1등이나 서울대 수석합격자들은 하나같이 “학교 수업과 교과서에 충실하고, 잠은 충분히 잤다”는 ‘교과서’ 같은 소감을 얘기했지만, 곧이곧대로 듣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송영준 학생은 주변에서 "영준이는 인간 승리의 표본"이라 할 정도로, 정말 학교 수업과 교과서를 중심으로 혼자 공부했다.
물론 송영준 군은 중학교 때 전교 10등 정도를 유지했으니 공부를 잘하는 편에 속했었다. 그러나 과외나 학원에 간 적이 없다보니 선행학습에서 뒤처져, 고등학교 올라가자마자 꼴지가 되어 버렸다. 중학교 때 공부를 잘 하는 편에 속했어도, 오로지 혼자만의 노력으로 수능 만점을 받는 건 기적같은 일이다.
어떤 사람은 그래도 중학교 때 전교 10등 정도할만한 바탕이 있으니 혼자 공부가 가능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약간의 도움으로도 본인의 노력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한 일이다. 각자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극대화하면 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공부는 하루 종일 학원을 뻉뺑 돈다고 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하다보면 의존적인 사람이 될 뿐이다.
부모들도 자녀에게 맡기고 싶겠지만, 자녀들이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걸 보면 하도 한심해서 다시 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해가 전혀 안가는 건 아니지만, 발상의 전환을 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
그런데 실제로 ‘공부 잘 하는 학생’ 중엔 의외로 학원이나 과외를 전혀 또는 거의 다니지 않는 경우가 꽤 있다. 그 학생들은 오히려 인터넷 강의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학원이나 과외 다니는 시간과 비용이 아깝고 힘들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 어느 정도 돈이 필요한 건 부인할 수 없지만 돈만으로 공부가 되는 건 아니라는 점에서, 학부모들에게 송영준 학생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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