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인권기자 | 부자들의 허름한 식사가 칭찬 거린가?
19-12-24 09:56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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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조원 넘는 재산(이건희 회장은 약 20조원)을 보유한 인도네시아 최고 부자 마이클 밤방 하르토노(80)가 허름한 식당에서 ‘혼밥’ 중인 사진이 21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포브스가 선정한 인도네시아 에서 11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억만장자이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에는 “인도네시아 최고 부자는 체면보다 맛에 더 신경을 썼다”든가 “그는 노점에서 음식을 사 먹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참 소탈한 분”라는 식으로 칭찬 일색이었다.
그런데 과연 꼭 칭찬할 얘기일까?
필자는 지난 3월 20일 ‘부자가 돈을 풀어야 “돈맥경화”가 풀린다’라는 칼럼에서 정부가 부자들이 투자하거나 돈을 쓰지 못하게 하는 제도와 사회분위기를 바판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우리는 은연중에 부자들이 저렴한 식사를 하면 ‘돈이 많아도 참 절약하고 겸손하며 소탈하다’는 식의 칭찬 내지 찬사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꼭 그럴까? 일단 그런 부자들이 왜 그런 식사를 하는지 생각해 보자.
우선 검소함이 몸에 배어서 그럴 수도 있다.
어려서 고생 많이 하고 돈을 아껴 쓰다가 돈을 벌었지만, 돈 아까워 그 돈을 못 쓰는 경우다. 물론 그 음식이 입에 맞아 자주 찾을 수도 있다. 그 사람이 부에 맞게 기부를 하든가 좋은 일을 한다면 칭찬할 수 있다. 하지만 위 인도네시아 부자같은 사람이 저렴한 음식을 혼밥하는 구두쇠에 남에겐 너무나 인색한 사람이라면, 그런 아버지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식들뿐이다.
그 돈을 상속 받는다고 생각하는 자식들은, 천 원 한 장 아까워 벌벌 떠는 아버지를 보며 쾌재를 부를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먹을 거 안 먹고 아낀 소중한 돈을 흔쾌히 기부하는 훌륭한 분들이 있다.
그러나 돈은 무지 많은데 남에겐 피눈물 나게 하는 인색한 사람이 저렴한 음식을 먹고 있으면, 한심하단 욕까지 먹게 된다.
부자라면 적당히 돈을 써야 한다.
그래야 부의 재분배가 되고 경제도 돌아간다.
남에게 인색한 부자의 저렴한 식사를 전혀 칭찬할 수 없는 이유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다.
부자들은 자신이 스쿠루지 영감인지 산타할아버지인지 자문해보기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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