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트랜스젠더가 조롱이나 혐오의 대상인가?
20-03-16 09:34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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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여대 트랜스젠더 합격자 A씨가 학내 반발에 결국 입학 포기한 사실을 알려지면서, 한국인권신문 편집국장으로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A씨는 ‘공포와 두려움’때문이라고 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법원에서 성별 정정을 허가받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러 숙명여대 법과대학에 합격했고, 학교 역시 규정상 성전환자의 지원이나 입학을 제한하지는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트랜스젠더의 입학에 대해 숙명여대에는 찬반대자보가 같이 붙는 등, 양론이 있었지만 반대의 목소리가 컸다.
숙명여자대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 일부가 트랜스젠더 입학생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서명운동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수의 반대론자들은 "트렌스젠더 입학은 숙명여대가 남성 입학을 허락한 것"이라며 "여대에서조차 여성인권이 등한시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을 했다. 또한 “나는 숙명을 지킬 것이다”라는 대자보에는, 트랜스젠더가 숙대에 입학하면 마치 학교가 금방 큰일 날 것처럼 명기했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 수준이다.
아울러 이화여자대학교 등 수도권 여대들과 시민단체 21개 단체들은 '성전환 여대생' 입학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이들은 “법원이 성별변경 신청을 기각할 것과, 국회가 성별 변경 불가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과도한 페미니즘이다.
세계적으로 볼 때에도 아랍권 국가를 제외하곤 이렇게까지 트랜스젠더를 남성으로 인식하거나, 아예 성전환에 반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도 트랜스젠더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
필자는 지난 1월 17일 ‘아주 이기적인 성전환 부사관‘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휴가 중 여성으로 성전환한 부사관이 여군으로 복무하기를 원한다는 생각에 대해 크게 비판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단지 군대라는 조직의 특수성 때문이다. 여군들이 어제까지 남성이었던 사람과 같이 자고 먹고 목욕하며 생활할 수 있겠는가라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은 군대와 다르다.
만약 A씨가 숙명여대에 입학한다면 누구나 다 알게 되고, 싫으면 어울리지 않으면 된다. 어떤 반대론자처럼 “내시”라고 조롱할 필요는 없다. A씨에게도 인권은 있다.
그런데 남성들도 트랜스젠더를 혐오하거나 배척할까?
필자는 남성의 한 사람으로서 “아니다” 내지 “최소한 여성보다는 관대하다”라고 단언한다.
물론 필자가 여대생들에게 트렌스젠더를 여성으로 받아들이라고 강요할 순 없다.
다만 젊은 여성 지성인들과 여성단체들이 앞에선 ‘봉건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외치면서, 한편으론 시대에 역행하는 ‘봉건적 사고에 얽매여 있다’는 이중성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성소수자를 포함한 소수와 약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게 지성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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