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인권기자 | 관청이 '착한 임대인'을 강요할 수 있나?
20-04-03 09:18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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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사태로 경제활동이 올스톱 됐다. 특히 소상공인이나 영세상인들의 경우 타격이 정말 크다. 매출이 0에 가깝거나, 아예 문을 닫은 경우도 많다. 심지어 확진자가 다녀간 점포는 방역과 함께 한동안 문을 닫아야 하고, 다시 문을 열어도 손님이 꺼려서 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월세는 꼬박꼬박 나간다.
이런 상황에서 ‘착한 임대인’들이 등장했다. 임대료를 알아서 깎아주는 것이다. 소상공인이나 영세상인들은 당연히 고마워한다.
그러면 임대료를 안 깎아 주면 ‘나쁜 임대인’일까?
이에 대한 판단은 경우에 따라 또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넘어가기로 한다.
필자도 임대인이 아니라 임차인 입장이므로 월세를 깎아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하지만 임대료를 깎아주거나 말거나는 어디까지나 임대인 마음이다. 누가 강요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라면 정부나 관공서가 나서 이를 부추기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송파구가 ‘임대료 선행, 아름다운 상생입니다’라는 현수막(사진)을 내걸었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임대인이 임대료를 깎아주지 않으면 악행이고, 상생하려는 생각이 없는 사람’이란 얘기다.
과연 관청이 할 만한 얘기인가?
송파구청이 나서서 ‘임대료 깎아주기’를 강요하는 느낌이 든다.
‘착한 임대인’을 과거 IMF 금융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처럼 생각하면 안된다. ‘금 모으기 운동’ 시절에 누구도 강요한 적 없었고, 국민들이 가지고 있던 금을 자발적으로 매각한 것이므로 재산 상의 손실은 없었기 때문이다.
시민을 계도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송파구청의 구태적 발상이 한심하다.
의미는 좋을지 몰라도, 왠지 다수의 상인들을 대상으로 인기 영합의 일환이 아닌가 싶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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