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인권기자 | 서울시, 무료 마스크를 왜 길에서 나눠주나?
20-04-22 09:34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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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사무실 건물 바로 앞에 있는 신설동역 1번 출구에서 갑자기 무료로 마스크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마침 그 앞을 지나던 필자도 얼른 하나를 받았는데 무료로 마스크를 받은 행복과 기쁨도 잠시, 좀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얘길 들어 보니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고, 어떤 사람은 두 개를 받기도 했단다.
구성을 보면 투명 비닐 봉지에 면 마스크 1개와 손세정제 튜브가 있고 간단한 안내문이 있다. 안내문에는 ‘보건용(KF)마스크는 꼭 필요한 분들께!’라며 ‘나는 착한 면 마스크와 손 씻기로 충분!’이라고 적혀 있다. (사진)
즉 건강한 사람이라면 공급이 부족한 보건용 마스크보다 면마스크를 빨아 사용하기 바란다는 의미로 서울시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것이다. 보건용 마스크는 의료진이나 노약자에게 양보하란 의미다.
서울시에서 이런 행사를 하는 것에 대해 의미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꼭 이런 방식으로 배포하는 게 옳은가에 대해선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
우선 약국에서 판매하는 방역 마스크가 지금은 구하기 수월해 졌는데, 굳이 방역 기능에 논란이 있는 면 마스크 사용을 권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약국에서 1장당 1,500원 방역 마스크를 구입하는 게 부담이 되긴 한다.
또한 예고도 없이 불시에 길에서 무료 마스크를 나눠주는 대, 이걸 마냥 기다릴 수도 없다. 오히려 재수가 좋은 사람은 몇 개를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길에서 불특정다수에게 살포할 게 아니라, 가정마다 1인당 1세트씩 배급하는 게 훨씬 낫다. 노원구는 지난 3월 11일부터 통장 반장 등을 통해 모든 구민에게 1인당 2장씩 방역 마스크를 가정마다 방문하여 지급한 바 있다.
노원구처럼 서울시가 가정마다 1인당 1세트씩 배포할 만큼 충분한 양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 길거리 배포는 서울시의 전시 행정이 아닌가 싶다.
서울시의 길거리 면 마스크 무료 배포는 의미는 좋을지라도, 기껏 돈 쓰고 잘했다는 얘길 듣긴 힘들 것 같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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