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볼턴, 복수? 정신병자? 돈?
20-08-07 10:51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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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 출신의 회고록에는 대개 현직에서 물러나 상당 기간이 지난 후, 공개해도 국익에 문제가 없을 만 한 내용을 담는다. 왜냐하면 현직에서 물러나더라도 국익에 저해되는 내용을 공개하면 안 된다는 책무가 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평소 매파 또는 극강경파로 알려졌던 미국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의 내용이 알려지며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들끓고 있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북미 비핵화 외교가 한국의 창조물로, 미국의 전략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낚였다’(hooked)고 표현하며, “그(트럼프 대통령)는 개인적 이익과 국가적 이익을 구분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뜬금없이 화제를 2020 미 대선으로 돌렸고, 자신이 반드시 승리하도록 해 달라 간청했다고 전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선 조현병 환자 같은 생각이라고 표현했다.
그 책에는 이런 식의 내용이 가득 담겨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을 참모로 둔 이유에 대해 “그(볼턴)와 함께 방에 들어가면 좋은 협상 위치에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존 볼턴이 거기 있으면 다들 전쟁을 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볼턴 전 보좌관을 “전쟁광”, “미치광이”, “비정상”, “바보”, “거짓말쟁이”라고 평가했다. 볼턴은 협상보다‘선제 공격’을 최우선으로 삼던, 극히 호전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자질을 비판하던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조차 "볼턴 전 보좌관이 애국보다 인세를 택했다"며, “그 책 사는데 한 푼도 쓰지 않을 것이다”라고 볼턴을 평가 절하했다.
한편 청와대 윤도환 수석은 ‘문 대통령을 조현병 환자‘ 운운한 대목에 대해 "그 본인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반문했다.
전쟁광에 편집증적 조현병 환자가 남북미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보좌관이었다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을 협상에서 활용하기 위함이었다고는 했지만, 협상이 결렬되기를 원하는 인물이 있었다는 자체가 회담 진행에 걸림돌이었을 것이다.
또한 항간엔 볼턴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앙심’을 품고, 트럼프 재선을 막기 위해 별 짓을 다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게다가 남의 나라 정상에 대해 조현병 운운하는 것은 그 사람 자체의 사고나 인성에 문제가 있다.
더 큰 문제는 법원도 회고록 출간을 허용하면서도 볼턴 전 보좌관의 출간 강행이 심각한 국가안보상의 우려를 제기한다고 지적한 것처럼, 현재 진행형인 여러 사안을 까발려 이해당사자간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볼턴의 주장이 어디까지 진실인지 알 수 없지만, 그의 회고록은 분명 정신 나간 내용들이며 국익을 해치는 행위다. 그런 사람이 그런 중요한 자리에 임명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의아할 따름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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