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트럼프 코로나, 빈말이 현실로
20-10-20 10:19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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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육군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다. 다행히 상태가 나쁘지 않아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란다. 여기서의 퇴원은 백악관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이지, 유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완치되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의미가 아니다. 백악관에는 최첨단 의료시설과 의료진이 있고, 거기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부터 줄곧 코로나19를 우습게 알았다. 초기부터 우리나라처럼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고, 감기 수준이라며 별 거 아닌 듯 취급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사망자가 넘쳐나는 상황에서도 본인은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고, 최근에서야 보여주기 식 마스크 착용을 했을 뿐이다. 심지어 대선TV토론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마스크착용을 한 데 대해 조롱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객기’를 부렸다.
그때마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가 코로나에 걸려봐야 무서운 걸 알지”라는 식의 말을 했다. 물론 빈말이었다. 설마 영국 총리는 코로나에 걸려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에 걸릴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본인은 안 걸릴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방역이나 마스크 착용에 소홀했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확진판정이 난 후 2일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리드 군병원으로 후송되기 전 특근들에게 자신이 코로나19로 죽게 되는 것이냐고 계속해서 물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코로나19를 우습게 알더니 막상 본인이 걸리니까 몹시 두려웠나 보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과 치료는 분명 그에게는 악재다. 대통령이 국민 생명과 직결된 전염병을 우습게 안 덕분에 국민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로 죽거나 고생하게 하더니, 이젠 본인까지 걸려 고생이다. 이걸 ‘쌤통’이라고 할 수도 없고...
어쨌든 “트럼프가 코로나에 걸려봐야 무서운 걸 알지”라는 빈말이 현실로 일어나니, 그런 말을 했던 필자는 좀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나마 생명에는 별 지장이 없을 것이라니 다행(?)이다.
이번 사건으로 한 나라의 리더는 모든 사태 판단을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해야하며 ‘잘난 척’ 하거나 ‘객기’를 부리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한번 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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