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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남자들은 할 수 없는 위탁모 義人(의인

21-02-0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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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복지재단은 경찰이나 소방공무원을 비롯해 의로운 행동과 남다른 선행으로 사회의 귀감이 되고 사회정의 실현에 이바지한 의로운 시민들을 찾아내 포상하는 ‘LG 의인상’ 사업을 2015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2017년에는 경북 군위군 주택 화재현장에서 불길 속에 뛰어들어 할머니를 구해낸 스리랑카 근로자 니말씨를 선정해 상금 3천만원을 증정해 화재가 되기도 했다. 니말씨는 구조 과정에서 심각한 화상을 입어 3주간 입원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LG복지재단은 27일 1‘19명 아기의 위탁모’ 전옥례(74)씨를 ‘엘지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해 시상했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전옥례 수상자는 최고령 최장기 위탁모로, 36년간 영유아를 무려 119명이나 위탁받아 양육하는 봉사를 해왔다. 그동안 남편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컸다고 한다.

(위탁모는 아기가 입양되거나 시설에 갈 때까지 임시로 맡아 키우는 봉사자다.)


아내와 함께 필자도 아이를 둘 키웠고 지금은 필자의 딸이 손녀 하나 키우고 있지만, 애 하나 키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나의 애가 똥 싼 건 냄새도 덜나고 덜 더럽게 느껴지지만, 남의 애가 똥 싸면 더 더럽고 냄새나게 느껴지는 건 인지상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의 아기를 봉사로 키운다는 건 선천적으로 아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게다가 키우면서 정이 들어 아기를 보낼 땐 눈물바다가 된다.


‘위탁모계의 대모’ 전옥례 수상자는 장애가 있는 아이까지 포함해 36년간 거의 쉼 없이 119명을 맡아 키워냈고, 헤어질 땐 눈물을 하도 흘려 이젠 눈물이 말랐다고 할 정도다. 전 씨는 상을 받은 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한 명의 아이라도 더 돌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생에 삼신할머니가 이니었나 싶기도 하다.


성차별이라고 할지 몰라도 남자들은 아기 키우는데 정말 약하다.

엄마들은 그래도 아기를 이래저래 보는데, 아빠들은 몇 분만 놀아주면 완전히 녹초가 된다. 그래서 한때 필자를 비롯한 아빠들은 아기를 아내에게 맡기고, 본인은 차라리 집안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당시에 필자도 일주일치 와이셔츠를 다리고, 그동안 아내는 아기를 봤던 기억이 난다. (남자들은 군대 갔다 오면 다리미질은 꽤 잘한다)


그러다보니 필자에겐 전옥례 수상자가 더욱 존경스럽다.

이렇게 사회에 봉사하시는 분들이 계시니, 아직은 살만 한 세상인가 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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