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북한 병사들이 불쌍해 ㅠ.ㅠ
21-03-16 08:51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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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0일 밤 평양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한다.
이에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가 정밀 추적 중이라고 발표하자, 북한 김여정 부부장은 12일 담화를 내고 “그 동네 사람들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기괴한 족속들”, “세계적으로 처신 머리 골라할 줄 모르는 데서 둘째가라면 섭섭해 할 특등 머저리” 등 욕설에 가까운 막말을 했다.
그런데 필자가 주목하는 건 지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수준 낮은 북한 지도층 얘기가 아니다. 바로 열병식에 참가한 북한병사들이다.
그 날 기온이 영하 17도였다고 한다.
그 당시 서울도 그랬지만 영하 17도면 냉동고나 다름없다. 방한복을 입고 추위에 단련이 된 북한군이라 해도, 전쟁이 난 것도 아닌데 칼바람이 부는 혹한 속에서 햇볕도 없는 한밤중에 굳이 열병식을 했어야 하나 싶다.
물론 우리 군도 혹한기 훈련을 하고, 아무리 추워도 경계근무를 한다. 이는 꼭 필요한 훈련이고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훈련이나 경계근무와 열병식은 다르다. 열병식에선 꼼짝도 하지 않고 부동자세로 몇 시간을 서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훈련이나 경계근무와 차원이 다르다. 특히 열병식은 안 해도 그만인 ‘보여주기식 행사’일 뿐이다. (사진이나 영상을 공개하지 않아 어떻게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북한 지도층이 무슨 연유가 있어 열병식을 거행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이야 따뜻한 데 있다가 잠깐 등장해 폼 잡다 들어가면 그만이다. 칼바람 속에서 열병식은 물론 그걸 준비하기 위해 북한 병사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추위에 떨었을까? 강인한 정신력으로 버틴다 해도, 안 해도 될 열병식을 하느라 병사들만 죽을 맛이다. 정말 개고생이 따로 없다.
북한병사들이라 해도 필자의 아들 벌 되는 청년들이 집권층의 ‘어떤’ 생각 하나만으로 생고생했을 것을 생각하니 안쓰럽다. 동상이나 감기 안 걸렸는지 모르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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