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아직도 가상화폐에 투자하려는가?
18-04-06 09:54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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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 가상화폐에 너도나도 묻지마식 투자를 했다가 손해 본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대개는 ‘가상화폐에 투자해서 수 십 배를 벌었다’는 말을 듣고 뒤늦게 따라 들어갔다가 망한 것이다. 또 비트코인을 채굴한다는 명목으로 투자 받아서 횡령하거나, 가상화폐에 투자해서 큰 수익을 올려주겠다는 말에 속아 거금을 날리는 사기도 많았다. 이래저래 필자 주변에서도 적게는 수 천 만원에서 많게는 수 억 원대까지 날린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당시 필자도 가상화폐에 투자를 권유받았지만, 필자는 ‘가상화폐 투자는 폭탄 돌리기’라며 거꾸로 투자하지 말라고 당부한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런데 국가 차원에서 가상화폐를 추진하는 나라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태평양 섬나라인 마셜제도 의회는 올해 2월 말 디지털 화폐 ‘소버린(SOV)’을 발행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베네수엘라는 올해 2월 가상통화 ‘페트로’ 발행에 착수했다. 이란도 국영 포스트뱅크를 통해 가상통화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가상통화 ‘크립토루블’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나 투자자들은 “가상통화가 기업들의 지급결제 수단에 이어 일부 국가에서 법정통화로 활용되고 있다”라며, 마치 가상화폐가 향후 크게 쓰일 것이고 전망이 매우 좋은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과연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야 하나?
그동안 가상화폐에 가장 호의적이었던 일본은 거래소가 해킹당하면서 엄청난 손실 입었다. 그 이후 화폐를 받는 점포가 크게 줄었고, 가상화폐의 가치도 급락했으며, 거래도 한산해졌다.
위에 가상화폐를 발행하겠다고 나열했던 국가들의 경우 모두 국가차원에서 발행한다고 했다. 즉 지금까지 민간에서 발행했던 가상화폐와는 달리, 종이지폐 대신 가상화폐를 국가가 발행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마샬제도의 경우, 그동안 달러를 사용하다 처음 발행하는 자국 통화로 종이가 아닌 가상화폐로 발행한다. 베네수엘라 역시 자국의 석유를 담보로 가상화폐를 발행한다. 즉 국가에서 그 가치를 보장한다는 게 지금까지의 가상화폐와 다른 점이다.
필자도 언젠간 가상화폐가 사용되는 날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시기상조다. ‘국가에서도 가상화폐를 발행한다는데’라며 가상화폐에 무조건적인 희망을 갖기 이전에, 국가가 발행하는 가상화폐와 기존 가상화폐의 차이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더 이상 가상화폐에 투자해서 손해를 보는 일이 없길 진심으로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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