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미인대회 수영복 심사를 없앤다고 여성 상품화가 사라지나?
18-09-07 09:41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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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아메리카’가 97년 만에 수영복 심사를 폐지했다. 5일 ‘미스 아메리카’는 “더 이상 외모로 판단 받지 않는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라며 이브닝드레스 심사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성을 상품화하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한다.
이에 우리나라의 ‘미스 코리아’ 역시 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미스 코리아’의 인기나 관심은 이미 사그라든지 오래다. 한 20년 전만해도 ‘미스 코리아’ 대회는 온 국민의 지대한 관심 속에 지상파 방송에서 중계하며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심지어 지역 예선 결과까지 신문에 보도될 정도였다. 그리고 미스코리아에 당선되면 연예계로 진출하여 스타가 되거나, 마담 뚜(중매쟁이)들의 타겟이 되어 시집 잘 가는 스펙이었다.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수영복 심사라고 한다. 그런데 필자의 경우 수영복 심사라고 특별히 주목하진 않았던 것 같다. 수영장도 아닌데 수영복을 입은 수 십 명의 늘씬한 미녀들이 왔다갔다하는데, 거의 다 바싹 마른 비슷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얼굴만 가리면 다 똑같아 보였다.
어쨌든 수영복 심사를 없애면 여성을 상품화하는 게 아닌가?
우선 이미 한 물간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 자체에 관심이 없다. 여성들이 수영복 입은 모습에 그리 주목하지도 않는다. 길거리에 비키니 수영복에 가깝게 입은 여성들이 넘쳐나는데, 미인대회에서 원피스 수영복 심사를 한다고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수영복을 입거나 말거나 사람들은 이미 그런 것에 무감각해졌다는 얘기다. 즉 수영복 심사 자체가 특별한 것도 없고, 수영복 심사를 없앤다고 여성의 상품화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란 생각이다.
한편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 뿐만 아니라 전국에는 많은 미인선발대회가 있다. ‘미스 춘향’부터 지역 축제의 한 가지로 각종 지역 특산물 아가씨 선발대회도 있다. 그런데 이들 대회 역시 대부분 여성들의 외모를 기준으로 뽑는다.
지금 시대에 수영복을 입었냐 안 입었냐가 중요한 기준이 아니다. 외모를 기준으로 여성을 선발하는 대회 자체가 여성을 상품화하는 것이다.
만약 여성을 상품화하는데 반대한다면, 미인대회 자체를 모두 없애야 한다.
필자는 여성을 상품화하는 것이 반대한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미스터 코리아 선발대회도 없애야 하나? 선수들에게 옷을 입혀야 하나?”
“바디빌딩 대회는 어떻게 하지?”
아, 생각할수록 간단한 문제는 아닌 거 같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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