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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인권기자 | 여성의 적(敵)은 여성?

21-06-0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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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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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길이나 시장 등에서 아기에게 젖 물리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당시엔 누구도 그걸 외설적으로 보거나, 하지 말라는 사람은 없었다. 

사실 과거 우리나라에선 여성의 가슴 노출에 대해 관대한 편이었다. 귀한 손자를 낳으면 시아버지가 며느리에게 수유하는 걸 보자고도 했고, 며느리도 별 스스럼없이 응할 정도였다.

아프리카나 남미 원주민들 일부는 지금도 여성들이 가슴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킨다. 남성이나 여성이나 똑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여성의 가슴 노출은 미개한 것이 아니라 문화적 차이일 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서구 문물이 도입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은 수유하려면 수유실이나 아무도 보지 않는 곳, 또는 최소한 여성들만 있는 곳에서 해야 한다. 게다가 요즘은 대부분 유축기로 모유를 짜 모아 젖병에 담아 다닌다.

물론 지금도 길에서 수유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프랑스에선 다른가 보다.

지난 18일 프랑스 보르도에서 한 여성이 길에서 모유를 수유했다가 다른 여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보도에 따르면, 마일리스라는 여성이 우체국 소포를 찾기 위해 인도에 줄을 서 있던 도중 생후 6개월 된 아들에게 모유를 수유했다. 그런데 앞쪽에 서 있던 여성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차들이 지나가다 멈춰서 당신을 쳐다보고 지나가는 아이들도 당신을 본다"고 소리를 지르며, 아들을 안고 있는 마일리스의 따귀를 때렸다.

그런데 주변의 사람들은 아무도 말리지 않았고, 그 옆의 어떤 할머니는 오히려 “(따귀 때리길) 잘했다라며 칭찬까지 했다고 한다.

마일리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길에서 수유한) 당신한테도 잘못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그녀는 "집에서 나올 때 수유를 안 할 줄 알고 아이를 완전히 가릴 수 있는 재킷을 입고 나왔기 때문에 가슴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한다.

물론 프랑스에도 공공장소에서 수유하면 안 된다는 법률이나 규정은 없다.

 

아이를 낳고 길렀을만한 여성들이 수유하는 여성을 폭행하고 욕을 했다는 걸 보면,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얘기가 괜한 말은 아닐 성 싶기도 하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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