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월급보다 실업급여를 더 주는 이상한 나라
21-06-24 08:45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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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이 어린이집 교사를 하다 실직을 하고 실업급여를 받았는데, 좋으면서도 황당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하루 4시간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월 급여를 90만원 받았는데, 실업급여는 그 두 배 가까이 지급됐기 때문이다. 필자의 아들 친구 역시 월 130만원 급여를 받다 실직을 했는데, 실업급여가 160여 만원 나왔다며 좋아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일하는 것 보다 실업급여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다 보니 고의적으로 반복해서 실업급여 받는 게 직업화 된 사람도 상당수 있다.
급여보다 많은 실업급여라니, 이게 무슨 장난인가?
고용노동부가 지난 16일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2016~2020년 실업급여 반복수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실업급여를 3회 이상 받은 사람은 9만4000명에 달했다. 이들에게 지급한 금액만 4,800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실업급여를 반복 수급하는 사람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3년 새, 같은 조건의 지급액이 두 배 이상 폭증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재정으로 억지로 고용을 창출하다보니, 급여 주고 실업급여까지 이중으로 주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필자는 이미 2020년 7월 15일자 “‘실업급여 중독’ 고용주가 막아야”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버릇처럼 실업급여를 타먹는 사람들을 고발한 바 있다.
즉 몇 개월 회사 다니다가 고의로 퇴사하고 편안하게 실업급여 받기를 반복하는 악질 수급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을 고발했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사실상 장부가 자리를 깔아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2019년 10월 실업급여 보장성을 대폭 강화하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정부는 이에 대해 반복 수급자의 경우 실업급여를 조금씩 줄이도록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큰 효과는 없어 보인다. 그것보다 국민연금처럼 이전에 받던 급여와 연동해야 하는 게 더 급선무다.
즉 파트타임으로 일했는데 실업급여는 하루 일한 것과 동일하게 계산해 지급하는 게 문제라는 얘기다.
재정과 고용보험이 자기 돈 아니라고 해서, 생색내며 마구 풀어온 정부는 이점을 심각하게 반성하고 빠르게 개선하길 강력히 촉구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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