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인권기자 | 가난한 서민은 음주운전 한다?
21-08-04 08:50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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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애주가다. 평일이면 거의 매일 저녁 술을 마신다.
그러나 아무리 술을 좋아해도 음주운전은 절대 하지 않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차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 이유로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음주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난데없이 정치권에서 술 문제가 불거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달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서울 광진구의 한 치킨집에서 회동하며 맥주를 마셨고, 이틀 후 부산 서구의 한 국집에서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과 소주와 함께 식사했다. 그리고 31일에는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과 ‘소주 회동’을 가졌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술꾼”이라고 비난했는데,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음주운전이라도 했나”라며 과거 이 지사의 음주운전 경력을 비유하며 받아쳤다.
그러자 이번엔 이 지사 캠프의 박진영 대변인이 1일 페이스북에 “이준석과의 치맥, 부산에서의 백주대낮 낮술에 이어 이번에는 같은 가롯 유다 과의 군상끼리 만나서 소주를 드셨다”며 “윤석열은 코로나 위기에 역행하는 음주 파티를 중단하라”고 올렸다.
그런데 이게 또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15일 박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젊은 시절부터 출세해서 승용차 뒷자리에 앉아서 다니던 사람은 모르는 서민의 고뇌가 있다"며 "힘든 하루를 마치고 소주 한잔하고픈 유혹과 몇 만원의 대리비도 아끼고 싶은 마음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가난의 죄라고 느낄 수 있다"고 올린 것이다.
정말 어이가 없는 얘기다.
몇 만원 대리비를 아끼고 싶으면 술을 마시지 말던가, 필자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이 지사 캠프 대변인이 꼭 자차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특히 ‘가난이 죄’일 정도의 서민들은 대개 대중교통을 이용하므로, 자차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보다 음주운전을 할 확률이 훨씬 낫다. 즉 음주운전으로 문제가 되는 사람들은 주로 이재명 지사나 박진영 대변인처럼 그나마 좀 있는 사람들 또는 외제차 모는 사람들이란 얘기다.
음주운전을 했던 사람이나 음주운전을 옹호하는 듯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술꾼이라며 비판을 하다니 어이가 없다. 게다가 음주운전은 살인에 이를 수 있는 중범죄다. 이를 두고 ‘서민의 고뇌’가 어쩌구 하면서 ‘가난이 죄’입네 하는 건 필자 같은 가난한 서민들로부터 욕을 바가지로 사는 말이다.
정말 몰라도 한참 몰라서 하는 얘기다.
가난한 서민 애주가들은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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