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교육 | 매뉴얼 없으면 손 놓는 일본
21-07-29 09:49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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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먹는 것’을 소중히 여겼다. 한 끼 식사를 제대로 하는 것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선시대엔 흉년이 들거나 악랄한 수탈로 인해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생명을 유지하는 경우가 잦았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주로 감자나 보리 또는 옥수수 같은 것을 먹었고, 명절 때에나 쌀밥을 먹을 수 있었다.
그래서 필자가 어렸을 때 자주 듣던 얘기 중 하나가 ‘먹는 거 버리면 천벌 받는다’였다.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길 것 같으면 아예 미리 덜어 놓고 먹거나, 남은 음식을 억지로라도 다 먹기도 한다. 학교에서도 급식을 먹을 만큼 덜어, 남기지 않고 깨끗이 먹도록 교육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멀쩡한 식사를 마구잡이로 버린다면, 그 누구라도 엄청난 비난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일본 도쿄에선 매일 새벽에 손도 안댄 멀쩡한 수 천 개의 도시락 등 식사가 버려지고 있다.
지난 27일 일본 TBS는 매일 새벽 수천 인분의 도시락과 빵, 주먹밥 등의 음식을 실은 차량이 들어가지만 도착한 식품의 상당량이 포장도 뜯지 않은 채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이유는 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치러지면서 관중 안내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이들을 위해 사전에 주문해놓은 도시락을 그대로 받고, 유통기한이 지나길 기다렸다가 버린다는 점이다.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무관중 경기로 결정될 걸 사전에 고려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무관중 결정이 늦어져 계약 위반이 되면, 차라리 위약금을 물고 도시락 등을 받지 않는 게 차선이다. 그 또한 문제가 있어 할 수 없이 도시락 등을 받게 되면, 시민들에게 무료 배급이라도 하는 게 버리는 것보단 훨씬 낫다.
일본은 ‘매뉴얼의 나라’라고 한다.
예를 들어 지진과 같은 재난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하라는 지침이 아주 자세히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만약 매뉴얼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매뉴얼에 없으니 함부로 어떤 조치를 하면 안되고, 그냥 손 놓고 있게 된다. 즉 융통성이란 게 없다.
코로나 사태 등 매뉴얼이 없는 사태가 발생하면 일본은 허둥대며 시간을 놓쳤다.
마찬가지로 ‘올림픽을 무관중으로 개최하는데 남아도는 도시락을 어떻게 할지’가 매뉴얼에 없기 때문에 그냥 받아서 폐기하는 것이다. (이런 매뉴얼은 당연히 없을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으면 엄청나게 난리가 났을 것이고, 담당자와 책임자는 사표 써야 한다.
이럴 땐 ‘매뉴얼’에 충실한 일본보다, 융통성 발휘를 잘하는 대한민국이 훨씬 낫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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