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정부는 국민을 원숭이로 아나?
21-08-31 08:49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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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말이 있다. 같은 숫자로 원숭이를 간사하게 농락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백신접종 정책이 이러하다.
백신 수급 차질로 18~59세의 2차 접종일이 일제히 2주 미뤄졌다. 아울러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은 4주에서 6주로 늘어났다. 국내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권고하는 백신별 접종 간격은 화이자가 3주, 모더나가 4주다.
그렇다면 뭔가 이상해진다.
필자는 화이자 백신으로 1차 접종을 했고 원래 2차 예정일은 4주 후였는데, 갑자기 6주 후로 미뤄진 것이다.
3주 후에 접종해야 하는 백신을 두 배인 6주 후에 접종하게 된다면 당연히 백신 효과가 의심된다. 즉 백신 접종하고 나서 후유증으로 고생했지만, 효과는 미미한 ‘물백신’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기껏 2회 접종해도 효과가 없다면 맞나 마나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러차례에 걸쳐 백신 수급에 자신감을 보여왔지만, 제대로 지켜진 게 없었다. 뒤로 계속 밀리며 그때마다, 이런저런 꼼수를 썼다. 55~59세의 2차 접종분 확보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50~54세 접종을 예약받았다. 1차라도 접종한 사람의 수를 늘이기 위해서다.
즉 국민들에게 접종을 많이 했다는 걸 과시하기 하려다보니, 1차 접종한 사람들의 효과가 사라지거나 말거나 2차 접종 시간을 미뤄서라도 접종자 숫자만 늘이려 한다.
이건 백신 돌려막기이자, 국민을 기만하는 조삼모사다.
차라리 백신 부족을 인정하며 50~54세 접종을 미루고라도, 3~4주 이내에 1차 접종한 사람들의 2차 접종을 해야 한다. 그래야 백신 효과가 제대로 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긴 싫고 숫자적 성과에 집착하다 보니, 자칫하면 천문학적 비용으로 들여온 아까운 백신은 물백신이 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신 확보했다며 큰소리는 대통령이 치고, 사과는 장관이 하는 우스운 꼴이 벌어졌다. 이젠 정은경 청장도 신뢰가 안 간다.
조삼모사에서 처럼, 정부가 국민을 ‘원숭이’ 정도로 알기 때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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