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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근거 없는 괴담으로 애꿎은 선풍기만 ㅠㅠ

21-08-3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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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1,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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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초등학교 1~2학년 무렵인 1970년대 초, 집에 선풍기를 장만했다. 당시는 가정집에 선풍기가 한창 보급되기 시작할 때였다. 어린 눈에 선풍기는 참으로 신기했다. 고개가 좌우로 돌아가기도 하고, 바람세기도 조절되었다. 


한편 선풍기가 보급되면서 이상한 얘기가 돌았다.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는 섬뜩한 얘기였다. 이 설(說)은 불과 2000년 경까지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진실로 믿어왔다.

실제로 이 기간동안 언론에 ‘선풍기 틀고 자다 사망’이란 기사가 여럿 나오면서, 이 설에 신빙성을 더해 줬다.

또한 의사들이 언론에서 ‘(특히 얼굴 쪽 방향으로) 선풍기를 틀고 자면 산소 결핍 또는 호흡 곤란 등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을 하면서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나아가 이들은 ‘선풍기를 회전시켜 놓으면 괜찮다’던가 창문을 열어 놓으면 괜찮다‘는 나름대로의 처방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풍기 틀고 자면 죽는다‘는 설을 믿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 사람은 오로지 ’한국 사람들‘만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었다. 외국에선 이런 사례가 전혀 없다는 당황스러운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전 국민이 혼돈에 빠졌다.


그렇다면 두 가지로 추론해 볼 수 있다.

한국 사람들만 선풍기 바람에 유독 취약하다.

아니면 선풍기와 무관하게 사람이 죽었는데, 그동안 선풍기 때문에 사람이 죽은 걸로 오해하고 있었다.


결론은 두번째였다. 우연히 선풍기와 전혀 관계 없이 사람이 죽었는데, 사인을 애꿎은 선풍기에 돌린 것이었다.


요즘은 ’선풍기 틀고 자면 죽는다~~‘는 괴담은 사라졌다.

하지만 어릴 적 필자 같은 경험이 있는 다수의 사람들은 아직도 자녀들에게 ’선풍기 틀고 자면 죽는다‘라는 얘기하고 있다. 물론 자녀를 위하는 마음에서 혹시 모를 일을 경계하는 말일 것이다.


요즘은 일부 전문가이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피부 건조 등으로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 경험상 대한민국 최악의 폭염이 예상되는 올해 여름, 수면 건강을 위해서라도 선풍기를 틀든 말든 잘 자고 볼 일이라 생각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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