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말보다 글을 더 조심해야
21-10-01 09:01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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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한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말을 조심하란 의미다. 그런데 말보다 더 조심해야 하는 게 있다. 바로 ‘글’이다.
요즘 녹취가 흔해졌지만 지금도 법에선 문서를 최우선 근거로 한다. 어떤 회사 임원은 직원들에게 좋지 않은 얘기(충고나 질책 등)는 절대로 글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글은 두고두고 보기 때문에, 상한 기분이 갈수록 더 커지기 때문이란다.
이처럼 누구나 글을 쓸 땐, 말처럼 함부로 적지는 않는다.
그런데 갑자기 GSGG라고 적으면 일반인들은 어떤 뜻으로 알까?
특히 그 앞부분에 분통을 터트리는 내용이나 표현이 있다면 거의 대부분 ‘*새끼’의 영문 약자를 쓴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초선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장에게 GSGG라고 적었다.
언론중재법 통과가 지연되자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오늘 실패했습니다. 국민의 열망을 담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눈물이 흐르고 입 안이 헐었습니다"라며 "박병석∼∼ 정말 감사합니다. 역사에 남을 겁니다. GSGG"라고 썼다.
이후 김 의원은 'GSGG'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박병석 의장님~~정말 감사합니다. 역사에 남을 겁니다. 그렇지만 governor는 국민의 일반 의지를 충실히 봉사할 의무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수정했다. 김 의원은 "정부는 국민의 일반 의지에 봉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Government serve general Good'을 줄여 쓴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김승원 의원에게 묻는다.
“GSGG가 그렇게 좋은 뜻이라면 앞으로 김의원을 GSGG라고 칭하면 막 좋아라 할 것인가?”
그래도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페이스북 등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김 의원은 "의장님의 따끔한 질책 마음속 깊이 새기고 좋은 정치하는 김승원이 되겠다"고 했지만, 정작 문제가 됐던 GSGG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김승원 의원은 먼저 글엔 분명히 국회의장을 ‘박병석’이라 칭했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나중에 ‘의장님’을 붙였다. 더욱 중요한 건 ‘GSGG’를 'Government serve general Good'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전으로 검색을 해봤다.
없다. 정치학자도 모르는 약어다.
결국 김승원이 고민한 끝에 좋은 의미의 글자를 조합해 갖다 붙인 것이다.
글은 두고두고 남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낀다.
“김승원, 이런~ GSGG!”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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