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명소 | 흥청망청, 노태우 정부시절
21-10-27 09:17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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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서거했다. 향년 89세.
필자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게 88올림픽 직전이니 노태우 정부시절이었다. 이때엔 3저 호황에 올림픽 특수까지 겹쳐지면서 경제가 좋아서, 사회 전체가 그야말로 흥청망청이었다.
필자가 다니던 회사 근처(마포)에 4층짜리 꽤 넓은 고깃집이 있었는데, 내부가 뻥 뚫리고 탁자를 네 줄로 길게 늘어놨다. 그런데 모든 층이 손님들로 꽉 차서, 수 백명의 손님들이 다들 고기를 열심히 구워먹던 장면이 떠오른다.
술집이나 룸싸롱도 손님이 넘쳐나고, 하다못해 나체 스트립쇼를 하는 곳도 있었다.
저녁에 택시를 잡으려면 ‘따블(Double)’은 기본이고 ‘따따블(4배)’을 소리치기도 했다. 그러니 택시기사도 돈을 잘 벌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이없지만, 10만원을 우습게 알던 시절이었다.
시중에 돈이 넘쳐나다 보니 부동산이 뛰었다. 집값을 잡기 위해 200만호를 건설하고, ‘토지공개념’을 도입한 게 이 때다.
하도 흥청망청 하다보니 조직폭력배가 활개 치고, 결국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조직폭력배를 소탕하기도 해다.
나중에 사람들은 이런 말을 했다.
‘박정희가 솥단지를 만들고, 전두환이 그 솥에 밥을 짓고, 노태우가 그 밥을 퍼 먹고, 김영삼이 박박 긁어 먹다가 솥단지에 구멍이 났다.(또는 부쉈다)’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노태우 정부 시절은 단군이래 가장(?) 흥청망청 하던 시절이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였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외형 불리기에 나섰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 대우 김우중 회장이 ‘세계경영’에 적극 나선 것도 이때다.
흥청망청할 땐 좋았지만, 이러한 사회 경제 분위기는 결국 4년 후 김영삼 정부 IMF 금융위기로 돌아왔다. 흥청망청하던 사회엔 실업자가 넘쳐났고, 돈을 빌려 외형 확장에 주력하던 기업들은 도산하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30여년 전, 옛날 이야기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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