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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당구장은 일본?

21-10-2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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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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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10월 4일~10일)은 한글날 주간이고, 9일 한글날은 575돌이다.

한글날을 맞이할 때마다 우리 글과 말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필자는 1988년 6월 모 대기업대행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업무상 거의 모든 용어가 일본어 또는 일본식 용어였다. 우리나라 근대 문물이 서양이 아닌 일본을 통해 수입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도 했다. 사실 필자가 어렸을 때만해도 우리말보단 일본어가 더 많이 쓰일 정도였다.

벤또(도시락) 빠께스(양동이) 와리바시(나무젓가락) 다마네기(양파) 다마(구슬, 전구) 쓰메끼리(손톱깎이) 등 지금도 기억나는 단어들이 많다. 이는 80년대 까지도 흔히 사용되었다. 지금도 일식집이나 횟집에 가면 밑반찬을 쓰기다시(つきだし [付き出し])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난 30년간 우리 국민들은 일제 잔재 지우기에 나섰다.

관련학계와 단체 그리고 방송 등에선 생활용어를, 업계에선 전문용어를 우리말이나 한자 또는 원어로 바꾸는 노력을 꾸준히 해 왔다. 그러다 보니 이젠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필자가 근무했던 광고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아직도 거의 바뀌지 않은 곳이 있다. 바로 당구장이다. 

필자는 당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 어쩔 수 없이 가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당구장에 가면 여기가 일본인지 한국인지 구별이 안간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당구의 일본식 용어, 예를 들면 다마(たま 공) 다이(だい 당구대) 시네루(ひねり회전) 갸꾸(ぎゃく 반대) 오시(おす 밀어치기) 시끼, 히끼(ひく 끌어치기, 당겨치기) 무시(むひねり 무회전) 나미(なめる 얇게 치기) 후루꾸(フロック 요행) 등 이루 셀 수 없이 많다.


왜 유독 당구에서만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까?

일본식 용어를 사용해야 고수 또는 멋있게 보여서일까?


물론 당구계에서도 노력이 없는 건 아니다.

당구 전문학교나 전공도 생겼고, 당구 전문채널이나 당구 중계를 보면 우리말로 중계하고 해설한다. 필자도 처음엔 생소하고 어색했지만, 이런 노력이 언젠가는 결실을 맺을 것이라 생각한다.


포켓볼을 제외하면 당구장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은 대개 나이가 중년 이상이다. 이들은 당구 경력이 오래되었고, 그만큼 일본식 용어가 친숙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당구만 일본식 용어를 사용한다는 걸 알면 이젠 당구인들이 적극 나서야 할 때다.


당구를 사랑하는 분들이 한글과 한국어도 사랑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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