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가짜 대학생
24-10-21 11:26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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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대학생
필자가 대학에 다닐 때엔 가짜 대학생이 정말 많았다.
이들은 대학 배지는 기본이고 학생증까지 가지고 다녔다. 당시엔 학생증을 어디서 습득하든 훔치든, 사진만 갈아 끼우면 구별이 힘들기 때문이었다.
왜 가짜 대학생 행세를 했을까?
우선 대학에 응시해서 낙방했는데, 마치 합격한 것처럼 거짓말을 하는 경우다. 이들은 집에도 거짓말을 하고, 등록금에 책값에 용돈도 받았다. 진짜 학생들과 똑같이, 책도 사고 강의도 듣는 경우도 있었다. 심한 경우 스스로 진짜 학생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며 친구들도 사귀었다. 이런 경우를 리플리증후군이라고도 하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1990년 유치원생 유괴살인사건의 홍순영이다. (사진. 꼬꼬무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바 있음) 또한 이후 가짜의 대명사가 되었던 신정아 역시 비슷한 경우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론 처음부터 나쁜 목적으로 가짜 대학생 행세를 하는 경우다.
대표적인 경우가 절도다. 도서관 등에 출입하며 계산기나 지갑 시계 등을 훔친다. 또 다른 경우는 사기다. 진짜 대학생 행세를 하며 사람들을 속여 이익을 취한다. 어떤 가짜는 터미널에서 사람들에게 ‘** 대학교 oo과 학생인데 지갑을 놓고 와서 그러니 차비를 빌려 달라’라며 속이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마침 그 학교 그 학과 학년 학생에게 들이댔다가, 가짜가 망신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필자가 다니던 과였고 실제 있었던 일임)
또 명문대 학생이라고 속여서 여성으로부터 술을 얻어먹거나 금품을 챙기는 경우도 있었다.
심한 경우 여성을 속여 결혼할 것처럼 했다가 들통나는 경우도 있었다. 어느 날 모 학과 사무실에 어떤 아주머니와 젊은 여성이 들어왔다. 한눈에 모녀지간인 걸 알 수 있었다. 그 어머니는 어떤 학생의 재학 여부를 묻곤, 그런 학생 없다고 하니까 풀썩 주저앉았단다. 결혼하자고 하면서 임신까지 시킨 상태였다. 과사무실 직원(당시엔 ‘과순이’라고 불렀음)은 ‘이런 일이 자주 있다’며 별로 놀라지도 않았다.
필자의 대학 시절엔 사복 경찰들이 학교 안에 진주하고 있어서, ‘이 학교 안에 학생처럼 보이는 사람들 절반은 가짜’라고 할 정도였다.
어쨌든 당시 가짜 대학생들은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여러 가지 행동을 했다. 진짜가 보기엔 너무나 허술하고 과장되고 이상했지만,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가짜가 존재할 수 있었다.
요즘엔 인터넷이 발달하고 학생증도 전자 신분증이라 가짜 대학생이 줄었을 것 같은데...???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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