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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TV의 몰락
필자가 어렸을 때엔 TV 방송시간도 짧았고 채널도 몇 개 없었다. 그나마 1969년 8월에 MBC TV 개국 축하쇼를 하며 채널이 하나 더 늘어난 기억이 난다. 방송 시간도 조금씩 늘어 1981년 아침방송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볼 수 있는 채널과 프로그램이 제한적이고 그 시간을 놓치면 시청이 불가하므로(일부 프로그램은 재방송이 있었지만 주말에 했다), 조금만 재미있으면 본방 시청률이 잘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방송 다음 날이면 사람들끼리 방송을 본 얘기를 하다 보니, 본방송을 놓치면 재방송을 보는 의미가 없어졌다.
사람들은 무슨 요일 몇 시에 무슨 프로그램을 하는지 외우고 있었다. 명절에는 신문에 게재된 방송프로그램 안내에 표시를 하며, 그 시간에 맞춰 TV 앞에 모였다.
그렇게 해서 역대 최고 시청률을 보면, 1위 첫사랑(65.8%) 2위 사랑이 뭐길래(64.9%) 3위 모래시계(64.5%) 4위 허준(62.7%) 등의 순이다. 이 당시엔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30% 대였으니, 얼마나 TV 프로그램에 의존도가 컸는지 알 수 있다. 따라서 광고주들은 이런 인기 프로그램에 광고를 하면 효과가 있었으니, 광고하기도 편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떼돈을 벌었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바뀌었다. 본방 최고 시청률이 20% 근처만 가도 대단하다고 한다.
이렇게 바뀐 이유가 뭘까?
다들 아시겠지만, 볼 게 많아졌기 때문이다.
우선 1995년 케이블TV가 시작되면서 다채널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 이후 VOD가 등장했고 OTT가 시작되었다. 게다가 유튜브로 인해 시청 습관까지 바뀌었다.
여기저기에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넘치는데, 굳이 지상파TV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이러다 보니 광고주들은 지상파에서 광고를 줄이고 다른 방식으로 예산을 집행하기 시작했다. 지상파TV는 예산이 없어 돈이 많이 들어가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힘들어지는 악순환에 들어섰다. 그렇다고 직원을 줄일 수 없으니, 적자를 면하기 힘들어졌다.
필자도 요즘 지상파TV를 본방송으로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OTT나 유튜브 또는 스포츠나 뉴스 채널을 주로 보다가, 가끔 지상파 VOD를 볼 뿐이다.
한때 떵떵거리며 안하무인격으로 잘 나가던 지상파의 몰락을 보니, 세상이 참 무섭게 변한다는 생각이 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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