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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는다 그림자 25-01-0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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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지금은 정전이 드물고, 큰 사고가 아닌 한 한두 시간 안에 복구된다. 하지만 필자가 어렸을 때엔 정전이 잦았다. 그리고 한번 정전되면 복구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따라서 가정마다 양초가 필수품이었다.

 

양초를 켜면 늘 하던 게 있었다. 바로 그림자놀이.

양초 앞에서 손으로 개나 여우 비둘기() 토끼 등을 벽에 비춰 만들었다. 자주 하는데도 재미있고 신기했다. 학교 가기 전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배웠다.

 

그림자야 지금이나 예전이나 똑같지만, 예전엔 그림자가 더 흔하고 친근한 생각이 들었다.

특히 해질 무렵에 운동장에서 놀거나 시골 들녁을 지나면 그림자가 길게 늘어나 따라다니는데, 그걸 보며 키가 이렇게 커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게 길어진 그림자가 따라오는 모습을 제대로 보기가 예전만 못하다. 가장 큰 이유는 실내 생활이 길어지고 건축물과 나무가 많아져서다,

실내에 있으면 당연히 그림자가 없다. 퇴근 시간대에 해질 무렵 길어진 그림자를 온전히 보기란 쉽지 않다. 일단 시간대가 안 맞는 경우가 많다, 요즘 같은 겨울엔 퇴근 시간엔 해가 이미 졌다. 시간대가 맞아도 건물과 나무가 많아 그림자를 가리고, 벽 같은 건축물에 그림자가 꺾인다.

결국 온전하게 길어진 그림자가 따라오는 모습을 보려면 운동장이나 바닷가 또는 한강공원 같이 탁 트인 곳이어야 한다. (물론 건물 사이 또는 길에서 잠깐씩 볼 수 있지만 따라오는 모습을 보긴 어렵다)

 

어릴 적엔 늘 따라 다니는 그림자를 무심하고 당연하게 보았다.

그리고 그림이나 만화에도 그림자가 자주 등장했다.

 

하지만 지금은 해질 무렵 길어진 온전한 그림자를 딱히 고려하지 않으면 보기도 쉽지 않은 세상이다.

그래서인지 그림이나 만화에서도 그림자가 줄어든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그림자놀이를 알까?

길게 늘어진 온전한 그림자가 따라 오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까?

본 적은 있더라도 관심이 없어서 기억하지 못할 것 같다.

 

<묻는다칼럼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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