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방북 초청, 기회인가? 미끼인가?
북한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방북 초청한 일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이 방남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이 되었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여건이 되면 성사시키겠다’고 답했다. 필자가 걱정해 온 것 중 하나가 바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다.필자는 지난 해 10월 14일자 칼럼 ‘언제까지 투명 동네북 노릇을 할 것인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이나 인도적 지원에도 북한은 아예 못 본척해서 뻘쭘한 적도 있었는데, 이후에도 북한은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고 쓴 바 있다. 그런데 갑자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평창동계올림픽 등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것을 두고, 문 대통령은 "기적처럼 만들어 낸 남북 대화 기회를 평창 이후까지 살려야 한다.“ 또 며칠 뒤에는 "바람 앞 촛불처럼 남북 대화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기적이라니? 바람 앞의 촛불이라니?사실 남북대화는 언제든지 북한에서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었다. 작년에는 대한민국이 아무리 뭐라고 해도 아예 못들은 척하고 왕따시키고 투명인간 취급하더니, 느닷없이 ‘한 민족과 통일’을 내세우며 들이댔다. 문 대통령은 그렇게 당하고도 ‘기적’이니 ‘바람 앞의 촛불’이라고 표현하니, 정말 일방적으로 짝사랑하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북한에서 노리는 것도, 외국에서 걱정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북한은 ‘우리가 눈만 한번 찡끗하면, 남한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따라온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얘기다. 한편 북한이 이렇게 나오는 것은 대북제재 등으로 입을 경제적 타격을 타개하기 위해 할 수 없이 남한에 먼저 들이대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권투에는 이런 기본적인 기술이 있다. 주먹으로 안면을 가격하면 가드(손과 팔)로 안면을 가려 타격을 줄 수가 없으므로, 먼저 훅으로 바디(몸통, 옆구리)를 가격하면 가드가 내려와 안면이 드러난다. 이때 스트레이트로 안면을 가격하는 기술이다.즉 대북제제가 본격화(복부 가격)됨에 따라 북한은 그 타개책으로 얼굴을 남한에게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적도 아니고 촛불도 아니다. 북한 나름대로 자신들의 치밀한 계획으로 진행하는 타개책일 뿐이다. 문재인 정부에 묻는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문 대통령 방북 초청이 기회인가? 미끼인가?” “지난 두 번의 정상 방북이 군축 등 실질적인 긴장 완화나 북한의 비핵화에 어떤 역할을 했는가?” “남북한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가 이루어 질 것이라 생각하는가?” “아직도 아무 대가 없이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경제적 퍼주기를 하고 싶은가?” 문재인 정부는 우리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주도적 노력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그 역할을 하면 좋겠지만, ‘북한이 과연 그렇게 쉽게 핵을 포기할까?’하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기회보다 미끼에 방점을 두고 싶다. 그 두 단어는 꼭 서로 상반된 개념은 아닐 수 있다. 미끼를 던졌다는 자체가 기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끼를 덥석 물지 않고 우리가 할 것(예를 들면 한미군사훈련과 대북제재)을 계속하면서 미끼가 점점 커지게 만들고, 미끼가 커지다 보면 미끼가 아니라 식사가 된다. 이렇게 판을 키우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만약 그들이 더 이상의 대화를 안 하겠다고 선언하더라도 크게 아쉬울 게 없다. 이미 올림픽도 잘 끝났고, 어차피 그렇게 쉽게 끝날 거면 처음부터 잘 할 마음이 없었나보다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북간 화해의 분위기가 있었지만 결국은 원위치 되곤 했다.북한은 앞에서는 평화공세로 대한민국을 이용하면서 뒤에서는 꾸준히 핵개발을 진행하고 실제로는 바뀐 게 없는 등,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충실히 실행해 왔기 때문이다. 이것은 과거 진보정권에서 보수(MB)정권으로 교체된 이유 중 하나였다. 이젠 모든 국민들이 북한의 계략을 알고 있다. 오늘 모 일간지는 “남·북·미 수 싸움 시작됐다”라는 헤드라인을 냈다. 맞다. 이제부터 수 싸움에 두뇌 싸움이다. 잘못하면 진보 정권이 보수나 중도로 바뀔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고, 막연한 낭만이나 감상이 아닌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남북과 주변국 외교를 냉정한 판단으로 펼치길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서울시 미세먼지 대책 효과, 꼭 서울시의 잘못인가?
최근 미세먼지 지수가 크게 높아지면서 저감조치가 사흘간 발효되었다.출퇴근시간에 지하철과 버스요금이 무료였고, 그 비용을 서울시가 대납해 주었다. 그런데 비용이 하루에 50억원씩 사흘에 150억이나 되다보니 그 효과에 대해 비판 의견이 많다. 저감조치로 하루에 50억 원씩이나 들였지만 정작 줄어든 자동차 교통량은 1~2% 이내로,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의 자료를 근거로 계산한 결과 미세먼지는 0.14% 줄었다고 한다. 야당이나 당내 경쟁 후보 또는 언론들이 이를 놓고 “혈세 낭비다“, ”지방선거를 앞둔 인기 영합 정책이다“며 맹비난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정면돌파를 하고 나섰다.지난 1월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차량 의무 2부제’ 실시와 ‘자동차 친환경등급제’ 시행을 핵심으로 하는 강도 높은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미세먼지 대책의 실효를 따지기 전에 사태의 위중함을 직시해야 합니다. 논쟁보다 행동이 필요합니다.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습니다.”라고도 했다.사실 지난 1월 22일 리얼미터가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의 일환으로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과 버스 등 서울시 대중교통 무료 이용 정책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서울 응답자들의 ‘잘한 정책’이라는 평가가 48.9%, ‘잘못한 정책’이 47.5%로 비슷했다. 어쨌든 서울시의 대책이 효과가 없다고 비판하기 전에, 과연 왜 참여율이 2%도 안 됐나에 대한 생각해 봐야 한다. 자가 운전을 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부족하다는 등의 얘기들이 있지만, 어느 정치인이나 언론이든 “시민의식과 참여의식 부족”을 얘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정치인과 언론 그리고 서울시민들에게 묻는다. “서울시민들은 자기가 뽑은 시장이 좋은 목적으로 의욕을 가지고 추진하는데, 왜 적극 참여를 안 하는가?” “비판하는 정치인들이나 언론인들은 이럴 때 자기 차를 놔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볼만도 하지 않은가?” “승용차를 안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일하는데 정말로 큰 문제가 생기는가?” “시민들이야 마스크를 쓰고 다니던 말든 나만 편하고 깨끗하게 정화된 공기를 마시며 차를 이용하겠다, 뭐 이런 생각인가?” 서울에서 승용차를 몰고 출퇴근 하는 사람들 중에 정말로 차가 꼭 필요한 사람 비중이 얼마나 될까? 그런 조사 결과를 본 적이 없어 구체적인 수치로 말하기 어렵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의외로 많지 않다. 필자 경험상 반드시 승용차가 필요한 경우는 들고 다니기 힘든 물건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거나, 운전자가 장애가 있다거나 혹은 대중교통으로 가기엔 정말 어려운 경우 등 특별한 경우다. 거꾸로 얘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냥 자기 편하자고 또는 폼 잡으려고 내지 습관적으로 자가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국회의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업무에 지장이 있을까?장관님들이나 대기업 회장님들이 대중교통 몇 번 이용하면 업무에 큰 문제가 생기나? 흔히 승용차를 이용하는 이유를 기동력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큰 차이가 나지 않거나 오히려 지하철이 빠른 경우도 많다. 지하철 이용을 많이 하지 않은 사람들의 핑계다. 또한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효되면 노약자나 급하지 않은 사람들이 외출을 삼가므로 대중교통 이용률이 줄어든다. 자가 승용차 이용자들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 게다가 대기 오염도 줄이고 에너지 절약도 되고 얼마나 좋은가? 정치인들이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고 서울시나 시장을 그냥 비난하는 건 그 의도가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 서울시가 낭비한다고 비판하기 전에 스스로 나는 서울시민으로서 얼마나 참여했는가를 먼저 얘기하는 게 우선이고 그게 시민의식이라고 본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남정숙 인터뷰> 서지현 검사 전에 남정숙 교수가 있었다 - ②
성추행은 남녀 간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엄성의 문제다 문: 성추행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나?답: 맨 처음 성추행은 2011년 4월 초빙교수로 근무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당시 신분이 정규직 교수가 아니었던 관계로 (사실 모든 근무 조건이나 업무는 정규직 교수와 전혀 다른 게 없었지만) 웬만하면 참고 넘겼다. *성추행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미 여러 언론에 보도되었고 너무 수치스러워 생략하기로 한다. 문: 누가 성추행을 했나?답: 성추행의 당사자는 본인이 소속되어 있었던 이모 대학원장이었다.그는 성추행이나 성희롱으로 악명이 높았다. 원장 겸 교수에 약자일 수밖에 없는 석사 박사과정 학생들과 여강사들이 주 대상이었다. 그들은 교수가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으므로 어쩔 수 없이 참았다. 문: 문제를 삼게 된 계기가 있었나?답: 성균관대에 입학할 정도면 공부도 잘했고, 부모들도 자녀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갖고 키웠을 것이다. 그런 소중한 자녀들이 학교에서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한다고 생각해 보라. 다른 건 몰라도 인간으로서 학생의 존엄성을 짓밟은 일이다. 어쩌다 한번 실수가 아니라, 교수가 당연하게 즐기며 계속해 온 게 문제다. 나는 당시 정규 교수를 목전에 둔 상태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나도 비겁하게 눈 감고 넘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종종 여학생들이 나를 찾아와 울며 호소하면서, 나만 참아서 넘길 일이 아니라 내 제자 내 후배들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일을 당하면서까지 교수가 되고 싶지 않았다. 문: 교수가 성추행을 당했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닌데?답: 원장은 상대방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자기 마음대로 학생이든 교수든 누구한테든 성추행을 할 수 있는 권력을 갖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수 년 동안 그런 식으로 인간적 존엄성을 짓밟힌 게 더욱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교수인 나도 그 정도인데 학생들은 오죽했겠나? 문: 그래서 고발하게 되었나?답: 그렇다. 여러 단계, 여러 기관에 호소했고 하다하다 안되어서 소송까지 했는데, 결국 일 년은 강의도 못 맡고 2016년 2월에 계약 해직 당했다. 문: 그럼 담당했던 강의는 어떻게 됐나?답: 정말 답답한 게 나는 문화기획 분야의 개척자나 다름없이 35년을 실무하고 연구했던 사람이다. 성균관대에서만 12년을 근무했다. 그런데 한 칼에 나를 쫓아내더니 내 자리를 비전문가가 메우더라. 특히 여성이라고 해서 인권과 노동권을 쉽게 파괴하고 조직으로부터 배척되며, 전문가로서 인정을 안 하고 결국 남성 비전문가가 그 자리를 메웠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여성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다.그러면 누가 피해를 입는가? 바로 학생이다. 즉 대학이란 곳이야 말로 개방적이고 최신 학문과 트렌드를 흡수해야 하는 곳인데, 거꾸로 권위적이고 폐쇄적이고 바뀌려고 하지 않는 곳이다. 연륜과 실력보다 그들 마음대로 (함부로, 하고 싶은 대로) 운영해도 되는 곳이다. 문: 학교 내에서 해결할 수는 없었나?답: 처음에는 학교 내에서 해결하려고 시도 했었다. 이 일과 관련하여 총장 4번, 상임이사 2번이나 면담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계속>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남정숙 인터뷰> 서지현 검사 전에 남정숙 교수가 있었다 - ⑤
성추행의 새로운 기준이 된 재판 결과 문: 그래서 재판 진행은 잘 되었나?답: 가장 슬펐던 대목이 있다. 바로 제자들이 거짓 증언을 한 것이다. 학교나 가해자가 시켰겠지만, 나하고 얘기할 땐 안 그랬는데 남학생 대표가 거짓말을 했다. 예를 들어 자기는 MT에 가지 않았는데, 거기에서 어떤 일이 있었다는 식으로 얘기한 것이다. 정말 큰 충격을 받았다. 나는 학생들을 위해 정교수를 눈앞에 두고, 교수직까지 버려가면서 입을 열고 이렇게 싸웠는데...가해자 측에서도 여러 가지 거짓말을 했다. 나는 내 주장을 입증하고 가해자의 거짓을 밝히느라 증거를 모으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그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 문: 그래서 재판 결과는 나왔나?답: 지난 2018년 1월 30일, 2년 6개월에 걸친 민사재판 결과 내가 승소했다. 가해자는 벌금 700만원을 피해자에게 지급하란 판결이 났다. 금액상으론 좀 아쉬웠다. 그러나 이전까지 성추행의 최고 배상액이 500만원이었단다. 즉 내 판결이 새로운 기준이 된 점에 대해 다행이라 생각한다. 문: 끝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답: 성추행은 남녀간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엄성을 짓밟는 행위다. 그런데 성추행을 당해도 ‘권위 대 비귄위’, ‘조직 대 개인’의 문제가 되어 개인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특히 갑을 관계에 있을 경우 보복이 두려워 입을 닫는 경우가 많다. 어디 호소하거나 신고하려해도 마땅히 할 곳이 없다. 또 신고할 경우 피해자를 보호해 줘야 하는데 그런 장치가 전혀 없다. 그런 걸 국가가 나서서 해줘야 한다. 오죽하면 교수도 검사도 성추행을 당하고 있었겠는가?애지중지 키운 귀한 딸들이 사회에서 성추행을 당하고 있거나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보라. 더 이상 이런 일이 없도록 국가가 나서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 그게 내가 교수직까지 버리며 싸워 온 이유다. <끝>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로 오라 하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했고, 이에 문대통령은 “여건이 되면 성사시키겠다”고 답했다.또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남측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고위급대표단으로부터 12일 방남 결과를 보고 받은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이번 올림픽경기대회를 계기로 북과 남의 강렬한 열망과 공통된 의지가 안아온 화해와 대화의 좋은 분위기를 더욱 승화시켜 훌륭한 결과들을 계속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속내야 어떻든 북한 측에서 남북대화와 정상회담을 하자는 분위기다.그런데 여기에서 북한 당국에 묻고 싶은 게 있다.“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늘 북한으로 가야 하나?”김대중 대통령의 방북 때에는 처음이니까, 또 다음엔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 얘기가 있었으므로 그랬다고 치자.노무현 대통령의 방북은 노대통령이 연배가 아래고, 노대통령 쪽에서 원해서 이루어진 만남이라 또 그랬다고 치자. 이번 초청에 또 방북을 해야 하나?북한 김정은 위원장 나이가 문재인 대통령 나이의 절반도 안 된다.물론 국가 정상끼리의 만남인데 나이가 그리 중요하겠나만, 그래도 국가 간 예의란 것도 있다. 게다가 이번이 세 번째 만남이다. 한번 쯤 답방할 때다. 또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던 사진을 보면, 노무현 대통령은 밝게 웃지만 김정일 위원장은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만약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방북을 해서 김정은 위원장과 사진을 찍는다면 이와 비슷한 모습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은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며 방북을 원할지 모르지만, 대통령은 개인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대통령 개인이 원해도 국민들이 반대하면 하지 말아야 한다. 좀 안 좋은 표현이지만 ‘얼라가 부른다고 아버지뻘 되는 할배가 달려가는’ 모습이 국민 입장에선 보기에 아주 좋지 않다. 그 자체로 북한 주민들에게 좋은 선전거리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우리나라 대통령이 북한에서 오란다고 쪼르르 가서, 권위적인 표정을 한 나이 어린 독재자와 웃으면서 악수하는 장면을 절대 보고 싶지 않다. 북한 통치자들은 다른 데를 못 가나, 안 가나?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로 오면 이미지가 실추되나? 만약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본인의 말처럼 정말 “화해와 대화의 좋은 분위기를 더욱 승화 시키”고 싶다면, 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할 게 아니라 어디서든 만나자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서울에 온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오히려 대외적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도 있다. 필자는 늘 남북대화는 계속 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남북 정상회담에도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만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서울로 오라 하라고 싶다. 만약 어떤 이유든 그럴 수 없다면, 우리는 “없던 일로 하라” 할 만큼 배짱을 가지고 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하라는 대로 하며 끌려 다닐 이유가 없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지금 북한 관련, 궁금한 것 3가지
<궁금 1> 북한 예술단을 싣고 온 만경봉호가 기름을 넣어달라고 했지만 우리 정부는 고민 끝에 거부해서, 2월 12일 그냥 북으로 돌아갔다. 정말 웃기는 얘기다. 평양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하면서 기름이 없는 것처럼 하다니, 순전히 우리 정부가 어떻게 나오나 ‘간’을 본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 분명 국제 제재대상인데 ‘북한 예술단을 싣고 온 배이므로 안 주기도 그렇고, 기름을 달라고 하면 어떻게 나올까 고민 좀 하겠지?’하며 던져 본 것이다. 역시 단박에 거절을 못하고, 떠날 때서야 그리 대답했다. 당연한 답인데 왜 망설였을까? 궁금하다. 짝사랑의 청을 거절하려니 마음이 아팠나? (어떤 독자는 ‘짝사랑’이 아니라 ‘외사랑’이라고 주장했다) <궁금 2> 뉴스 전문 채널인 연합뉴스TV에선 하루 종일 북한 관련 뉴스와 토론을 최우선으로 한다. 왜 그럴까? 북한 대변 뉴스 채널인가? 궁금하다. 연합뉴스TV는 북한에서 누가 오기만 하면 열일 다 제치고, 하루 종일 그들의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며 보도와 분석(?)을 했다. 예를 들면 김여정과 김영남이 청와대를 방문했는데, ‘서로 먼저 앉으라고 했다’는 보도와 분석(?)을 자막까지 쳐가며 수도 없이 반복했다. 그게 그렇게 분석(?)까지 할 만큼 중요한 내용인가? 정말 하나도 알고 싶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다. 모든 기자들이 다 그리로 가서 다른 뉴스를 보도할 게 없었나? 정말 궁금하다. 북한 예술단 공연을 필자도 TV로 봤는데 이미 여러 번 유사한 자료 화면을 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필자의 눈엔 그냥 북한식 발성의 촌스러운 노래와 공연이었을 뿐이다. 이전 보다 행동이나 의상이 좀 자유스러워 지긴 했지만, 요즘 우리나라 가수나 음악프로그램을 비교해 보면 한참 고리타분했다. (우리나라는 아마추어 가수들도 정말 노래를 잘한다.) 그저 북한 여성들이 우리 노래를 몇 곡 불렀다는 게 좀 신기했을 뿐이었는데, 감동이니 뭐니 하며 유난히 치켜세웠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감동적이었는지 묻고 싶다. 안목이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칭찬해 주고 싶었던 건지 궁금하다. 2월 12일 아침 포항에서 4.6의 강진이 발생해 많은 언론이 톱기사로 다뤘는데, 연합뉴스TV의 톱기사는 북한 예술단 공연과 귀환이었다. 자국 국민의 안전이나 피해보다, 북한 현송월 단장도 노래 불렀다는 게 먼저였다. 대한민국의 뉴스 전문채널로서 기본적인 자질이 의심스럽다. 케이블 TV가 생길 때 이미 연합통신을 뉴스채널로 승인해 준 바 있는데, (지금의 YTN, 1998년에 연합통신에서 완전히 분리됨) 연합통신에 또 뉴스채널을 승인해 준 게 문제였던 것 같다. 그때 연합통신에 뉴스채널을 왜 또 승인해줬는지 궁금하다. <궁금 3>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에 맞춰 각국의 정상급 사절단이 방한했다. 북한의 김여정, 미국의 펜스 부통령, 일본의 아베 총리 등이다.문재인 대통령은 그 중 김여정과 4회, 펜스 부통령과는 1회 같이 식사를 했고 아베 일본총리와는 아예 안했다. 주변 4개국 중 유일하게 정상이 방한했는데 식사 한번 같이 안 했다. 왜 그랬을까? 궁금하다.김여정 4 대 아베 0. 좀 심하지 않은가? 필자가 수차례 지적해 온 것처럼 일본과의 외교에 문제가 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