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외교적 대참사!
도대체 왜 이럴까?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 말이 안 나온다. 이걸 외교라고 하고 앉았나 싶다. 어제 (1월 9일)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당시 한일 간 위안부 합의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2015년 합의가 양국 간에 공식 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이를 감안하여 재협상은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재협상 얘기는 없었다. 필자는 지난 해 12월 29일 ‘문재인 정부, 이게 외교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 발표와 그 이후 진행상황을 보면서 정부 외교를 호되게 비판한 적이 있다.‘문재인 정부가 국민적 공분을 사게 해서, 기존 합의를 파기하는 동력으로 사용하려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외교는 냉정하게 봐야 한다. 항상 상대방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썼다.게다가 불과 5일전에는 대통령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모셔서 극진한 대우와 함께 대신 사과도 했다. 대통령은 “진실과 정의라는 원칙에 어긋나는 그런 합의였고, 또 절차적으로 피해자인 우리 할머니들의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하며, 재협상을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언급은 안했지만 그에 대한 의지는 재확인할 수 있었다. 주지하다시피 재협상은 문대통령의 중요한 대선 공약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게 뭔가? 재협상 요구를 하지 않겠단다! 문재인 정부에 묻는다. “두 주일 아니 5일 앞도 못 내다보고 외교를 하는가?” “이럴 거 같으면 국민적 공분을 사는 합의과정이나 이면 합의를 굳이 왜 발표해서, 일본 여론을 들끓게 하고 외교 사회에선 왕따가 되는 걸 자초했는가?” 물론 대선 공약이라고 다 지킬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현재의 한일관계 나아가 국제관계를 볼 때 재협상을 안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마치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재협상을 할 것처럼 하다가 느닷없이 안 하는 것으로 바꿨다는 점이다. 그것도 두 주일도 안 지나서....게다가 5일 전엔 위안부 할머니들까지 초청했는데, 그분들은 지금 정부에 배신감을 느낀단다. 차라리 그런 행사를 하지 말았거나 나중에 했어야 했다. 필자는 외교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외교는 국내 문제와 달리 항상 상대가 있다는 정도는 안다. 즉 국내 문제는 일단 저질러 놓고 나중에 수습할 수도 있지만, 외교는 절대 그렇지 않다. 협상의 산물이므로 비밀도 필요하다. 그런데 이번에 그 과정이나 이면합의를 홀라당 다 까발려서 국민적 공분을 사게 해놓고, 그냥 넘어간단다. 그냥 넘어갈 일을 왜 한일 양국에서 사단이 나게 했는가 말이다. 도대체 뭐 하자는 건가? 외교가 어린 애들 간의 관계인가?덕분에 우리나라는 국제 외교가에선 비밀을 지킬 수 없는 나라로 불신의 낙인이 찍히면서 왕따가 되게 생겼다. 국내에서도 많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외교적 대참사다. 왜 이렇게 됐는지 문재인 정부는 잘 따져봐야 한다. 아마추어보다도 못한 수준의 외교로 국내외적 참사를 일으킨 점을 엄중하게 다루어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세종문화회관, 고객 마인드와 품격은 어디로 갔나?
세종문화회관은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공간이다.세계적 또는 국내 정상급 예술인이나 단체가 아니면 대강당에서 공연을 못한다. 그만큼 높은 품격이 요구되는 곳이다. 따라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물론 모든 시설이나 공간이 그 품격에 맞아야 한다. 2016년 9월 세종문화회관 2층에 ‘서비스플라자’라는 공간이 문을 열었다. 티켓이나 패키지를 상담하고 예매하는 곳이다. 고객과의 접점이기 때문에 세종문화회관의 이미지나 품격과 잘 어울리는 장소여야 한다. 그런데 막상 가보면 전혀 그렇지 못하다. 들어가 보면 첫 인상이 품격하고는 거리가 멀다. 한마디로 어수선하다. 한쪽에서는 티켓을 상담하고 파는 데스크가 있고 반대쪽은 카페이다. 가운데 공간만 보면 도무지 컨셉을 알 수가 없다. 우선 의자나 탁자만 봐도 그렇다. 소파가 있는가 하면 이동식 플라스틱 의자도 있고, 탁자와 그에 딸린 의자도 다 제각각이다. 마치 짝도 안 맞는 중고가구 대충 갖다가 늘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의자와 탁자가 품격은 커녕 싸구려로 보인다. 도대체 세종문화회관의 품격은 어디로 간 걸까? 고객 마인드도 전혀 없어 보인다.명색이 서비스플라자인데 상담 데스크에 있는 의자는 너무 높고 좁아서 마치 식당의 어린이용 의자를 보는 것 같다. (사진) 역시 품격은 없어 보인다.) 그러다 보니 고객들은 의자가 불편해서, 차라리 서서 상담한다. 짧지도 않은 시간동안 상담을 하는데, 직원은 앉고 고객은 서는 구조다.뒤편 대기실 같은 곳의 의자도 마찬가지다. 이런 공간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의자가 작고 불편하기 짝이 없다. 등받이가 있다 말아서, 실수로 몸을 뒤로 젖히다간 뒤로 나자빠지기 십상이다. 이 의자 역시 품격은 없어 보인다.또한 그 흔한 TV모니터도 없다. 세종문화회관 공연 같은 것을 틀어줄 만도 한데, 한 대도 없다. 회관의 품격에 맞게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올 것 같지만 아무 소리도 안 난다. 작은 소리까지 다 들려 대화하기도 불편하다. 더 놀라운 것은 명색이 서비스플라자인데 와이파이도 안 된다는 것이다. 요즘 지하철을 비롯하여 웬만한 공공장소나 커피샵을 가도 와이파이 안 되는 데가 없는데, 세종문화회관의 ‘서비스’플라자에선 안 된다. 정말 서비스가 단 1도 없는 것 같다. 카페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외부에 임대한 것으로 보이는데, 오전 11시 넘은 시간에 진열장 용기 안은 텅 비어 있다. (사진) 제품이 안 팔려서 비워놨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진열장 자체를 치웠어야 한다. 이 역시 품격을 까먹는 일이다. 세종문화회관에 묻는다. “세종문화회관 품격에 맞는 고객 서비스나 인테리어를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서비스플라자에서 (티켓 판매와 상담을 제외하고) 고객에게 서비스해주는 게 뭐가 있나?” 만약 예산이 부족했다면 이런 공간을 처음부터 만들지 말거나 공간을 작게 축소해서 예산에 맞게 그러나 품격은 지켜가며 제대로 만들었어야 한다. 특히 TV모니터나 와이파이 같은 것은 큰 예산이 들지도 않는다. 고객 마인드가 없다는 뜻이다. ‘공무원들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라고 생각할 만하다. 이것이야 말로 청산해야 할 회관의 가장 큰 적폐이다. 필자가 위에서 서비스플라자와 관련하여 지적한 것들은 세종문화회관의 적폐 중 극히 일부이다. 관장을 비롯 전 직원들이 스스로 나서, 세종문화회관 수준에 맞는 고객 서비스 마인드 제고와 품격 있는 발상으로 이런 적폐를 조속히 청산해야 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관리감독책임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묻는다 - 2편
세종문화회관 시설관리가 고속터미널보다도 못한 ‘적폐’를 아는가?올해는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 되는 해이다.디자인경영을 모토로 2015년 시즌제 도입과 함께 팝아트 스타일의 홍보물을 제작하며 낡고 딱딱한 이미지 대신 밝고 강렬한 이미지를 내세우기 시작했다. 이 같은 변신에 힘입어 시민 만족도 지수는 2013년 88.4에서 2016년엔 92.1로 뛰어올랐고, 지난 해 제19대 대한민국디자인대상에서 공연예술계 최초로 디자인경영 부문 우수상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또한 어제 칼럼에서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세종문화회관은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공간이다. 그만큼 높은 품격이 요구되는 곳이다. 따라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물론 모든 시설이나 공간이 그 품격에 맞아야 한다. 그런데 어제 고객마인드가 전혀 없고 저렴해 보이는 ‘소비자 플라자’ 칼럼에 이어, 이번엔 다른 쪽을 살펴보고자 한다. 세종문화회관 정면을 보면 회관을 상징하는 계단이 있다. 그 위로 올라가면 회관 뒤로 통하는 통로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니기도 하고 회관의 한가운데 위치한다. 그만큼 회관의 성격이 잘 나타나야 한다. 그런데 막상 가보면 정말 우리나라 최고의 품격을 갖춘 세종문화회관이라고 하기엔 믿을 수 없는 장면이 펼쳐진다. 이 사진은 동네 뒷골목이 아니다. 2018년 2월 2일 오전 10시에 필자가 직접 세종문화회관에서 촬영한 사진이다.일단 반대 방향인 분수가 있는 회관 뒤쪽 계단에서 오르면 왼쪽에 꽃집이 있다. 공연이 많은 회관의 특성상 꽃집은 필수일 것이다. 그런데 너무 지저분하다. 많은 제품에 박스와 진열대가 밖에 아무렇게 나와 있다. 분명 임차 공간이 아닌 공유공간을 점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정도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바로 옆 편의점을 보면 정말 깜짝 놀란다.현수막에 냉장고와 자판기 같은 집기가 밖에 나와 있고, 상품 박스도 밖에 여러 개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손으로 적은 수많은 가격표와 쪽지, 포스터들이 정말 아무렇게나 붙어 있다. 간판만도 중앙, 좌 우에 세 개나 붙어 있고, 편의점 배너만 두 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배너의 상태이다. 요즘 어디서도 보기 힘든 수준의 조악한 디자인에 낙서처럼 펜으로 화살표 등을 그린데다가, 양초 판매 등을 적은 종이까지 붙어 있다. 한눈에 봐도 꽤 오래 이 자리를 지킨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야말로 세종문화회관 시설관리의 치부를 보여주는 상징이라 하겠다.그런가 보다 하고 사진을 찍고 돌아서는데 이건 또 뭔가? 또 다른 편의점 광고물이 통로 입구에 버젓이 있다. 정면 계단을 내려오니 대로변에도 또 있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세종문화회관은 편의점 하나를 위해, 품격이고 뭐고 모든 걸 아낌없이 다 내어 주고 있었다!한편 서울강남고속터미널, 그것도 지은 지 꽤 오래된 경부선을 가보자.일반 서민들이 많이 왕래하는 곳이고, 고품격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편의점도 밖에 나와 있는 물건 같은 것 없이 깨끗하다. 긴 상가 통로엔 그 흔한 배너 광고 하나 없다. (이 사진 역시 같은 날 오전 11시에 촬영한 사진이다.) 적극적으로 시설관리를 해서 가능한 일이다. 서울시장과 세종문화회관 사장에게 묻는다. “디자인상까지 받은 세종문화회관이 시설물 관리를 엉망으로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어떻게 저런 시설물이 최고의 품격을 요구하는 세종문화회관에 버젓이 오랫동안 방치될 수 있는가?”“시설미화 차원에서 그 편의점을 도와줄 수는 없었는가?”“어떻게 세종문화회관 시설물 관리가 고속버스터미널만도 못한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설관리를 담당하는 부서는 임대차계약 당시부터 간판의 크기와 개수, 미관 정리, 외부 광고물 금지 등에 대해 합의를 했어야 한다. 사실 요즘 웬만한 건물들도 이러한 사항을 포함하여 임대차 계약을 한다. 만약 계약서에 없었다면 계약을 잘못한 것이고, 또 계약서에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세종문화회관의 품격을 깎아먹는 외부 진열이나 배너광고 등은 못하게 했어야 한다. 물론 계약서에 있는데 지금 상태라면 당연히 담당부서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세종문화회관이나 서울시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었다. 즉 배너나 간판이 꼭 필요하다면 실력 있는 세종문화회관 디자인팀에서 수고를 해줄 수도 있고(절대 그렇게 안하겠지만), 서울디자인재단에 의뢰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다 서울시 산하기관 아닌가?별도의 사업체라는 이유로 내팽개쳐 두다 보니, 세종문화회관 자체 디자인은 잘 했을지는 몰라도 이런 허점이 크게 부각되며 전체 품격을 깎아 내렸다. 이러한 문제들은 세종문화회관이나 관리감독 책임자인 서울시의 잘못이다. 서울시 담당자가 걸어서 5분 거리인 세종문화회관을 가끔이라도 안 가봤을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종문화회관이나 서울시가 이렇게 눈에 잘 띄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그냥 넘어간 것, 이런 것만 봐도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의 무책임과 무관심을 알 수 있다. 예전부터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대충 넘기는 게 바로 ‘적폐’다.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의 적폐 청산 노력을 지켜보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채용비리, 현대판 매관매직 아니더냐?
지난 1월 29일, 정부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지난해 범정부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대책본부와 채용비리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총 1190개 중 946개 기관·단체에서 모두 4788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했으며, 그중 공공기관 현직 임직원 중 채용비리에 연루된 197명을 즉시 해임·업무배제·퇴출하기로 했다.뿐만 아니라 금감원 조사결과 하나, 국민 등 다수의 은행들 역시 채용비리가 드러나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위 숫자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지 모른다. 느끼던 것보다 그 수가 적기 때문이다. 채용비리는 예로부터 비일비재했고, 말은 안했지만 누구나 알고 있던 일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도 ‘줄과 빽’ 없으면 안 되는 세상이었다. 특정 기득권 세력들은 실력이 없어도 쉽게 취업해서 잘 먹고 잘 사는 한편, 다수의 일반 국민들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취업이 안 돼 졸업과 동시에 신용불량이 되며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지방 공공기관 같은 경우에는 하다못해 기초의원의 ‘줄이나 빽’이라도 있어야 합격한다는 설이 있을 정도이니 말 다했다. 대기업이나 금융권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정치권 등 소위 ‘방귀 깨나 뀌는 사람들’의 청탁에 고초를 겪어야 했다. 많은 일반 젊은이들은 좋은 일자리로 부터 배제되면서, ‘연줄과 빽’ 없는 자신을 탓하며 희망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한편 200년 정도 거슬러 올라가 조선 후기시대를 보자.조선 후기에 왜 그렇게 못 살았고 또 쉽게 망했을까? 어떤 역사학자들은 가장 큰 이유로 매관매직(돈이나 재물을 받고 관직을 주는 것)을 든다. 정조 임금 승하 이후 세도정치가 이어지며 소수 권문세가가 정권 특히 인사권을 쥐고 관직을 팔았다. 거꾸로 벼슬을 하려면 엄청난 재물을 인사권자에게 갖다 바쳤고, 관직을 받고나면 자기도 본전 이상을 뽑아야 하니 자기도 관직을 팔았다. 그 밑에서도 역시 재물을 갖다 바치고... 결국 남은 건 힘없는 백성들을 말도 안 되게 수탈하는 3정(전정, 군정, 환곡)의 문란으로, 무고한 많은 백성들을 도탄에 빠트렸다. 백성들은 땅도 빼앗기고 곡식과 재산도 다 빼앗겨 굶어죽게 되자, 일부는 이판사판으로 산에 들어가 생계형 도적이 되기도 했다. 고종과 대원군 시대가 열렸지만 백성 입장에선 바뀐 게 없었다. 명성황후와 민씨들은 주요 고관대작에서 지방 수령까지 대부분을 해먹었고, 고종은 이를 방조 내지 무마하는 사실상 공범이었다.이에 수탈당하고 핍박받던 백성들이 굶어죽지 않으려고, 관청을 털어 식량을 탈취(?)한 것이 홍경래의 난과 동학혁명의 시작이다. (정권을 잡으려고 일으킨 반란과는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특정 기득권 세력들이 자신들의 배불리는 데에만 관심이 있고, 깜도 안 되는 인물들에게 주요 관직을 팔다보니 나라꼴이 제대로 돌아갈리 없었다. 결국 정권은 무너지고 조선은 망했다. 이 대목에서, 현재와 조선의 상황을 비교해 보면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관직 즉 직업을 특정 계층이 독점했다.과거에는 관직은 좋은 직장이었다. 즉 지금의 공공기관이나 금융권, 대기업의 일자리가 옛날로 치면 일종의 관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일자리를 특정 세력들이 실력에 관계없이 권력의 힘으로 독점했고, 일반 국민들은 실력이 있어도 갖지 못했다. 둘째, 금품 또는 그에 준하는 것이 오고 갔을 가능성이 크다.예를 들어 어떤 실세 정치인이 있는데 그를 적극 후원해주는 유력 인사가 있다고 치자. 만약 그 유력인사가 정치인에게 인사 청탁을 했고 정치인이 그 청탁을 들어주면, 비록 그로 인해 직접적인 금품이 오가지 않았을지라도 평소에 후원한 것들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댓가성으로 볼 수 있다. 또 취업에 성공한 사람이나 그 부모가 얼마의 ‘인사 표시’를 한다면 그 역시 금품에 따른 청탁, 즉 매관매직이 된다. (물론 자기 자식이나 조카 등 실제 금품이 오고가지 않는 경우도 있긴 하겠다) 셋째, 일반 백성과 국민들의 먹고 살 길을 빼앗았다. 과거에 농지와 곡식 또는 재산을 수탈하는 것과 지금 사회에서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먹고 살 길이 없어진 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 특정 계층은 자신의 권력으로 일반 국민에게 갈 직업을 빼앗아 자기의 것으로 만들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피해를 본 이들은 먹고 살기 힘들어지며, 사회 최하층민이 되었고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 할지 모른다. 넷째, 희망은 사라지고 불만만 남았다.일반 젊은이들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면 뭐하는가? 결국은 기득권 특권 계층이 다 가져갈 것 아닌가? 특히 지금은 과거와 달리 평등한 사회이며 공평한 기회가 법적으로 보장이 되어 있다. 그러나 ‘연줄과 빽’이 법보다 강하다면, 열심히 준비했던 피해자들은 억울하고 국가와 사회에 불만이 쌓이게 된다. 세상을 뒤집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결국 지금 채용비리나 과거 매관매직이나 큰 틀에선 다를 바 없다. 특정 기득권 계층에 묻는다. “남들보다 먹고 살기가 나은 사람들이고 사회 지도층 인사인데, 없는 사람들의 기회를 부정한 방법으로 빼앗아 나만 잘되면 행복한가?” 문재인 정부에 묻는다. “최근 채용비리 뿐만 아니라 입증이 가능한 과거의 모든 채용비리까지 조사할 계획은 없는가?” 문재인 정부는 ‘나라다운 나라,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외치며 ‘적 폐청산’을 진행하고 있다.필자는 적폐에도 등급이 있는데 그중 최고 등급, 즉 최악의 적폐가 바로 채용비리라고 생각한다. 이는 조선시대 국가의 근간을 흔든 적폐였던 만큼, 정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촛불혁명이 왜 일어났는가?그 발단은 정유라 입학과 학사 특혜였다. 그에 많은 국민들이 그동안 수 없이 봐 왔던 기득권 세력의 특권과 특혜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그 사건을 계기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쌓였던 불만이 한꺼번에 표출되며 세상을 뒤집고 싶었다. 시대는 다르지만 동학혁명과 같은 맥락이었다. 결국 정권이 바뀌었고 새 정부는 새로운 세상을 약속했다. 정부가 채용비리에 대해 칼을 빼든 이상, 할 수 있는 데까지 하며 비리를 파헤쳐야 한다. 그래야 더 이상 채용비리와 같이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 없어지고,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있다.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미래가 없으면 나라의 미래도 없기 때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남정숙 인터뷰 - ①> 서지현 검사 전에 남정숙 교수가 있었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고발 사건 이후 많은 미투가 따르고 있고, 여성단체나 정부에서도 관심이 크다. 하지만 이미 서지현 검사보다 3년 먼저 성추행을 고발했던, 성균관대학교 문화융합대학권 남정숙 前대우전임교수가 있었다. 바로 최근 JTBC 뉴스에서 성추행 관련하여 크게 보도되었던 인물이다.그녀는 35년간 문화예술전문가로 일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4년 성균관대 문화융합대학원 설립에 참가하게 되었고, 그 이후 학사운영, 커리큘럼 설계, 교수 초빙 및 관리, 운영위원회 위원 등 대학원 설립을 주도했던 인물이다.그랬던 그녀가 서검사와 마찬가지로 피해자이지만 오히려 갖은 압력 속에 결국 2016년 2월 학교에서 쫓겨나야 했고, 그 전후로 3년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고단했던 삶을 살아야만 했다. 기자는 2018년 2월 5일 그녀를 한 카페에서 만나 듣고 물었던 솔직한 이야기를 몇 차례 나누어 싣고자 한다. (계속)
<남정숙 인터뷰> 서지현 검사 전에 남정숙 교수가 있었다 - ③
성추행을 당해도 호소할 곳 없는 대한민국 문: 학교에서는 어떻게 나왔나?답: 2015년 9월에는 학생들이 성추행으로 학교에 투서를 했는데, 내가 주동자 내지는 학생들을 부추긴 것으로 몰아갔다. 나도 피해자인데 피해자로 대한 게 아니라 마치 문제 유발자 내지 사건 기획자로 취급했다. 그 과정이 정말 너무 수치스럽고 모욕감을 느꼈다.교수들이 나서서 나를 말리거나 오히려 정신 나간 사람으로 몰아 세웠다. 가해 교수를 중심으로 인력과 조직을 갖추고 학생들과 다른 교수들을 협박했다. 조직 대 개인의 싸움이 얼마나 힘든 건지 그 때 처음 알았다. 그러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내가 성상담센터에 고발을 했고 내용을 JTBC가 취재 보도했는데, 그걸 트집 잡아 학교명예훼손으로 면직 처분을 받았다. 가해자는 3개월의 가벼운 징계만 받고 지금도 학교를 잘 다니는데, 오히려 피해자는 나는 내 쫓긴 경우다. 이게 대한민국 대학교의 현실이다. 문: 여러 관련 기관에 호소할 수도 있었을텐데?답: 처음엔 여성가족부에 찾아갔다. 그랬더니 자기네는 연구하고 통계 내는 데지, 고발을 받고 해결해 주는 데는 아니라고 하더라.이번엔 국가권익위원회에 찾아갔다. 거기에서는 최소 6개월은 걸리니 차라리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하더라.그래서 설마 청와대는 다르겠지 하고 청와대 신문고에 글을 올렸다. 그랬더니 그 사안을 교육부로 보내고 교육부에선 성균관대로 보내 답변을 거꾸로 받더라. 그러니 잘 해결됐다고 답이 올 수밖에 없었다.또 변호사협회도 찾아갔다. 민우회란 곳을 소개해 줬는데 찾아 갔더니 사람이 없어서 못 도와준다고 하더라. 또 민교협이란 곳에도 갔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다. 설마 이곳이야 말로 진정성 있게 나를 도와주겠거니 했다. 찾아 갔더니 각 대학별로 지부가 있으니 그곳에서 상담을 하라고 했다. 다시 성균관대로 와서 2016년 5월 6일 오전 10시 경에 지부 교수를 만났다. 남자 교수 한 분과 여자 교수 한 분이었다. 내 얘기를 쭉 하니까 여자 교수 첫 마디가 “두 분이 애인사이냐?”였다. 너무나 기가 막혔다. 그 여자 교수가 지금의 여성가족부 장관 정현백씨였다. 그러면서 정현백 교수는 “이거 나가 봤자 학교 망신이니 그만 덮읍시다.”라고 했다. 나는 민교협 지부를 만났는데, 그 교수는 성균관대 입장에서 얘길 한 것이다. 너무 어이가 없고 실망이 컸다. 같은 여자로서, 민교협 지부교수로서 이럴 수가 있나 싶었는데, 그녀가 여성가족부 장관이 되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지금이라도 정현백 장관은 나에게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 ※ 필자 주: 2018년 2월 1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번 사건(서지현 검사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직장 내 성폭력·성희롱이 완전히 근절되는 그날까지 여성가족부는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고충을 말할 수 있고 조직 내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 무엇보다 조직과 사회 전반에 직장 내 성폭력·성희롱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정말 그 과정이 힘들었을 것 같다.답: 나는 명색이 대학교수였고, 서지현 검사도 검사였지만 성추행을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놓고 호소하고 신고할 데가 없었다. 그러니 일반인들은 어떻겠는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결국은 거의 대부분 그냥 참고 넘어간다. 그래서 성추행이 아직도 이렇게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건 권력 대 비권력의 싸움이고 조직 대 개인의 싸움이다. 개인은 권력이나 조직을 이길 수 없다. 그러면 그 장치를 국가가 만들어 줘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는 게 문제다. 당신의 귀한 딸들이 밖에 나가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해 봐라. 더구나 그걸 부모가 알아도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데 분통이 터지고 좌절할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