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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무섭게 오르는 전기 요금에...

23-01-2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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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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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오르는 전기 요금에...


지난 토요일, 운동하러 석촌호수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에는 난방비를 37.4%나 올린다는 공고가 붙어 있었다. 석촌호수에는 때마침 ‘루미나리에’ 축제를 하고 있었다. 전기료가 올라서인지 다소 소박한 수준이었다. ‘밤 늦게는 불을 끄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순간 예전에 전기 아끼던 생각이 들었다. (또 ‘라떼’ 얘기임)

 

필자가 아주 어렸을 때 세 들어 살았는데, 방 좀 크고 길었다. 그런데 방문이 두 개였다. 방 한가운데 합판으로 칸막이를 해서 두 개처럼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칸막이 위에는 조그만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그곳엔 전구가 있었다. 즉 전구 하나로 방 양쪽을 밝힌 것이다. 당시 흔히 사용하던 전구는 13촉(W 와트를 촉이라고 했다)이었다. 좀 잘사는 집은 20촉을 썼다. 지금은 효율을 높이기 위해 LED 전구로 바뀌면서 백열전구가 퇴출되었지만, 그 이전까지 흔히 사용하던 건 60W전구였다. 그러니 13촉이나 20촉을, 그것도 방 양쪽에서 사용했으니 얼마나 어두컴컴했는지 짐작이 간다. 그래도 그런 방에 종종 신혼부부가 세들기도 했으니, 구멍까지 뚫린 합판 벽을 두고 알콩달콩 살았을 것이다. 그 부부는 지금 80살 정도 되었을 텐데, 신혼부부 때 얘기를 종종 하지않을까 싶다.


당시엔 일반 전구보다 작은 ‘탁구공’만한 전구도 있었다. 그런데 그 소형 전구엔 대개 빨간 또는 파란색이 칠해져 있었다. 일반 전구와 소형 전구를 함께 꽂는 기계를 사용하기도 했다. 스위치 줄을 당길 때마다 번갈아 켜지고 꺼졌다. 잠 잘 땐 소형전구만 켜놓고 잤는데, 자다가 아기 젖을 주거나 기저귀를 갈아주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소형전구만 달아놓은 곳이 주로 광(주로 연탄창고)이나 화장실이었다.

당시엔 집 한구석에 있었던 푸세식 변소에는 밤이 되면 빨간색 소형전구가 어두컴컴해서 가기가 무서웠다. 게다가 이런 괴담이 떠돌았다. ‘어떤 사람이 밤에 변소에서 *을 누고 나올려고 하니 휴지가 없었다. 어떻게 하나 싶을 때 밑에서 손이 올라와서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해서 뛰쳐 나왔다’는 얘기다. 평소에는 웃고 지나쳤지만, 막상 밤에 화장실에 앉으면 그 생각이 자꾸 나면서 컴컴한 밑을 힐끔힐끔 쳐다보기도 했다.


무시무시하게 오르는 전기값에, 전기 아끼려 필사적(?) 노력을 했던 옛생각이 났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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