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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는다 불량학생의 멋 24-08-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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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학생의 멋

 

필자가 어렸을 땐 중고등학생들의 머리스타일이나 복장을 엄격하게 단속하고 지도(?)했다. 하지만 그 나이는 질풍노도의 시기반항의 시절이었다. 사람은 하지 말라고 할 수록, 더 하고 싶은 게 본성이다. 좀 삐딱한 게 멋이라고 생각했다.

 

필자가 어렸을 땐 소위 불량학생이 있었다. 교칙이나 규정에 어긋나고, 말썽을 피우고 반항하는 학생들이다. ‘불량학생을 필두로 시시껄렁한 다수의 학생들은 어떻게 해서든 학교 복장이나 두발 규정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가장 흔한 게 교복 목 부분의 후크를 푸는 것이었다. 그리고 모자를 벗어서 가방에 넣고, 가방은 옆구리에 꼈다. 가방 손잡이를 잡고 드는 게 편한데, 굳이 불량스럽게 보이려 노력했다.

나팔바지가 유행하면 바지 아랫단을 넓게 하고, 짧은 기장이 유행하면 흰 양말을 신고 기장이 짧은 바지를 입었다. 선생님이 지적을 하면 교복을 새로 살 돈이 없다고 둘러댔다.

담배도 중요한 조건이다. 필자의 경험상 고3이면 (흡연량의 차이는 있지만) 절반 이상은 담배를 피웠던 것 같다.

교복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어떤 학생은 색이 바래서 오래되어 보이는 교복을 입고 다니기도 했다.

남학생들은 짧은 머리를 5밀리라도 더 기르려고 기를 썼다. 안되면 구레나룻이라도 길렀다. 이들은 이발할 때마다 구레나룻을 건드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가끔은 하얗게 완전 삭발을 하기도 했는데, 당시엔 이를 백구 친다라고 했다. 선생님들은 너 무슨 불만 있냐?’라고 하는데, 머리가 아주 짧은 건 규정에 어긋나지 않았다. 하지만 새하얗게 백구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선 꾸준한 노력과 성실함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그런 것과 거리가 먼 백구 학생은 며칠 지나면 자연스럽게 머리가 검어졌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부에만 열심인 범생이들을 제외하곤, 많은 학생들이 불량학생 스타일을 따르려 했다.

 

사실 학생들끼리는 멋을 내거나 반항을 해 보였지만, 어른들 입장에선 별 차이를 못 느꼈고 알아주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그들만의 똥폼또는 허세에 불과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왜 그랬나 부끄럽기도 하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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