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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는다 고삐리와 대학생 24-08-2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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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리와 대학생

 

어느 날 아파트 단지를 걷다가 어떤 스티커가 눈에 들어 왔다.

두발자유’ (알고 보니 남성 전용 미용실 프랜차이즈 이름이었음)

순간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필자가 고등학교 재학 시, 멋 좀 내고 싶은 학생들의 요구사항이 두발자유였다.

지금은 초딩 중딩 고딩 이라고 하지만, 그 당시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을 각각 중삐리고삐리라고 불렀다. 중삐리나 고삐리들은 머리가 삭발이거나 짧은 해병대 머리였다. 등교할 때 교문에서부터 단속을 했다.

사실 머리가 짧으면 멋이 없긴 하다. 하지만 일제시대 영향을 받았던 부모님이나 정부는 머리에 신경 쓰면, 멋이나 내고 공부에 지장을 준다며 두발자유에 반대했다.

짧은 머리에 일제시대부터 내려오던 군복 스타일의 시커먼 교복과 모자는 일제의 어린 군인을 연상케 했다.

 

고삐리와 대학생을 생김으로만 구별하는 방법은 두발이었다. 특히 당시엔 장발이 유행이었기 때문에, 고삐리와 대학생이 쉽게 구별되었다. 당시에 머리가 짧은 성인은 군인밖에 없었다. 그래서 군인들은 군복을 입거나, 군번인식표를 착용해 구별해야 했다. 여학생들 특히 단발머리 여학생들은 교묘히 성인 단발과 비슷하게 머리를 자르려고 했다.

 

당시 대학생들은 무조건 성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학에 입학하면 집에서 양복을 한 벌 맞춰 주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양복 자켓을 입고 통학하는 경우도 꽤 있었다. 그리고 필자는 대학교 배지를 달던 마지막 학년이었다. (사실 학교 배지는 75학 정도에서 피크였는데, 심지어 수영복에도 달고 다녔다고 전해진다)

필자가 대학 입학할 때만 해도 집안 형편 등으로 대학에 못 가는 학생들이 있었고 대학생 수도 적었다. 그래서 대학생이 되는 순간 지성인배운 사람이라며 대우를 받았다.

고삐리는 청소년으로 제약이 많았지만, 불과 한 살 차이인 대학생만 되면 성인으로서 청소년의 모든 제약에서 해방되었다. 교복 안 입고, 머리도 기르고, 술도 마시고, 영화도 보고... 이렇게 고삐리와 대학생의 차이는 천지차이였다. 따라서 고삐리들은 대학생이 너무나 부러웠고, 흉내를 내고 싶었다. 그래서 더욱 두발자유를 외쳤다. 하지만 사실상 소용이 없었다.

 

지금 고등학생들은 완전 두발자유까진 아니어도, 대학생들과 큰 차이가 없다. 그래도 공부할 학생은 하고, 안 할 학생은 안 한다.

 

너무나 많은 규제는 창의성을 억압한다.

이렇게 두발자유에서 해방된 학생 세대들이 지금의 한류를 이끌고 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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