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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는다 쌀과 잡곡 24-05-13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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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과 잡곡

 

()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여러 가지가 뒤섞여 순수하지 않음또는 아무렇게나 막됨이란 뜻이라고 한다. 따라서 잡()이란 글자가 단어 앞에 들어가면 주()된 건 아니고 뭔가 부족하거나, ‘잡상인’ ‘잡 놈좋지 않은 의미로 쓰인다.

주와 잡으로 나누는 대표적인 사례가 곡식이다. 우리나라에선 주곡(主穀)은 쌀이고, 나머진 죄다 잡곡(雜穀)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옛날 얘기다. 요즘은 쌀보다 잡곡이 훨씬 비싸다. 주와 잡의 입장이 바뀌었다. 그 계기가 된 게 바로 통일벼의 등장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흰쌀밥을 먹는다는 것은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가졌다는 의미였다. (물론 정부미처럼, 좀 덜 희긴 하지만 값 싸고 질 낮은 쌀밥도 있긴 했다)

강원도 산골 마을에선 감자가 주식이고, 생일이나 명절에서야 흰쌀밥을 먹을 수 있었다. 필자가 살았던 동네인 흑석동만 해도 도시락을 못 싸 오는 학생은 없었지만, 당시엔 실제 쌀이 없어 도시락을 못 싸 와서 수돗물로 배를 채우던 학생들이 있었다. 또 어떤 학생은 쌀이 없어 대신 도시락으로 감자를 쪄왔는데, 속사정을 모르는 친구들이 달려들어 맛있다며 빼앗아 먹었다는 얘기도 있었다. (자기 도시락이라도 주면서 빼앗아 먹었어야지)

 

어쨌든 예전엔 쌀농사를 그렇게 많이 지었는데도 늘 쌀이 부족했다. 종자의 문제가 컸다. 키가 커서 비바람에 약하고 병충해에도 약할 뿐만 아니라, 종자 자체가 수확량이 적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가 개발한 종자가 통일벼였다, 통일벼는 키가 좀 작지만 병충해 등에도 강하고, 무엇보다 낱알 수가 크게 늘었다. 정부는 열심히 통일벼를 홍보하며 보급했고, 쌀 부족 문제를 한방에 해결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 덕에 혼분식 장려운동도시락이나 식당에 30% 이상 잡곡을 섞어는지 확인하는 검사도 사라졌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통일벼의 가장 큰 단점은 맛이 없다는 점이었다. 어떤 이는 요즘 서울의 일부 동남아 음식전문점에서 맛볼 수 있는 알량미(안남미)’가 생각난다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쌀 하면 대한민국.

계속된 종자 개량 등으로 어느 순간 통일벼는 자취를 감췄다.

 

요즘 다수의 가정에서는 잡곡밥을 먹는다. 건강을 위해서나, 밥맛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노인 일부는 아직도 흰쌀밥을 고집한다. 어릴 적 흰쌀밥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부러움 때문이 아닐까?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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