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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몰카를 즐기는 ‘교장’선생님이라니

21-11-2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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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젊었을 시절, 혼사가 오고 갈 땐 늘 상대 집안 얘기가 나왔다. 

그중 좋은 집안 중 하나가 ‘교육자 집안’이다. (지금은 좀 바뀌었겠지만) 특히 아버님이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셨다고 하면 우선 젊잖고 돈은 많지 않아도 안정되고 엄격하게 자녀 교육을 잘 시켰을 것이라 생각했다.


필자가 어렸을 때 ‘교장선생님’은 감히 쳐다 보기도 힘든 어려운 분이셨다. 근엄하고 흐트러짐이 없었다. 하지만 아침 조회 시간마다 교장선생님 말씀 또는 훈화 시간은 좀 괴로웠다. 말씀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끝으로~” “한 가지만 더~” “다시 한번 말하지만~”의 방식으로 끝날 줄 몰랐다. 교장선생님 말씀이 짧은 날은 학생들이 환호했다.


그런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여교사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학교 여교사 화장실에 소형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30일 교장 A씨(57)를 구속했다.


나이가 만으로 57세면 성욕이 줄었거나 그래도 못참겠으면 차라리 야동이라도 구해서 볼 것이지, 직장 내에서 무슨 짓을 한 것일까? 이 정도면 병이고 왕변태다.


어찌 이런 일이....


하긴 80대 고령의 스페인 후안 카를로스 1세(83) 전 국왕은 부패 혐의와 사생활 논란으로 고국을 떠난 전, 성욕을 줄이기 위해 여성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2016년 출판된 ‘후안 카를로스: 5000명의 연인의 왕’이라는 스페인 작가의 책에는 카를로스 전 국왕을 ‘섹스 중독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국왕의 (합의된) 성관계와 교장의 몰카는 다르다.


교장이라고 해서 완벽한 사람도 아니고 변태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몰카는 정말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술자리에서 실수로 성추행을 한 것과는 질이 다르다. 계획된 범죄로 죄질이 더욱 무겁기 때문이다. 교장이란 사람이 몰카를 구해서 여교사 화장실에 들락거리며 설치하고 관리했다는 걸 상상하니, 너무나 한심하고 악질이란 생각이 든다.

또한 어린 마음에 근엄하고 잘못이라곤 절대 저지르지 않으실 것이 생각했던 교장선생님의 모습과 너무 달라 충격적이다.


문제의 교장이 필자와 또한 비슷한 연령대의 남성이어서, 괜히 필자가 미안한 생각까지 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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